개신교 여신도가 부활절이라는 이유로 원효 대사가 창건한 4대 관음도량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모(43) 씨는 지난 4월 10일 오후 여수 향일암(주지 원문) 대웅전에 들어가 내부를 부쉈다. 정 모씨는 집에서 준비해 옷 속에 숨겨 들여온 알루미늄 파이프로 인등 부처님과 인등 유리문, 삼존불 좌대 장식, 황금 단청, 불전함 유리, 불단 유리 등을 파손했다.
정모 씨는 범행 현장에서 향일암 종무원들에게 붙잡혀 전남 여수경찰서 소속 돌산 파출소 경찰들에게 인계, 여수경찰서는 정모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 중이다.
개신교 신도인 정모 씨는 “우상을 숭배하면 안 된다”는 하나님의 계시로 향일암 경내에서 징을 치며 소란을 피운 전력이 두 차례나 되며, 범행 당일은 부활절이어서 자신의 의지를 강력히 보이고자 대웅전 내부를 훼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모 씨로 인해 향일암은 인등 관련 시설 복구에 4천만원, 황금 단청 및 부처님 좌대 장식 등 복구에 1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향일암 종무소 관계자는 “복구비가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4대 관음도량이 이웃종교인에 의해 훼손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다”라며 “이웃종교인과 이웃종교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부 몰상식한 개신교인들의 행동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말사 향일암은 659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도량이며, 연간 60만명의 참배객과 관광객이 찾고 있다. 현재전라남도 지정 문화재 제40호로 등록돼 있으며,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