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국유사 집필터까지 수장시키려나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수몰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았던 인각사가 또 다시 수몰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충격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건설교통부가 지난해 12월 펴낸 자체 보고서 〈낙동강 수계 댐 입지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 인각사 인근의 군위군 고로면 학성리 일대가 댐 건설 우선지역으로 선정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건교부가 밝힌대로 이 보고서는 댐 건설 최종안이 아니다. 낙동강 수계 댐 건설을 확정할 낙동강물이용조사단의 최종안은 내년 상반기에나 나올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보고서를 주목하는 이유는 인각사지가 갖는 역사적, 문화사적 위치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지난 ’97년 불교계와 지역 주민 등의 여론에 밀려 댐을 건설할 경우 인각사지를 피하겠다는 공문을 인각사와 은해사 등지에 보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에 인각사가 수몰된다고 명시된 것은 기존 댐 건설에 대한 건교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각사지를 지키는 난제가 불교계에 다시 주어진 것이다.

인각사지가 어떤 곳인가. 일연 스님이 노모를 봉양하며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사서(史書)의 하나인 《삼국유사》를 저술한 곳이 아닌가. 《삼국유사》가 없었다면 불교사 상당 부분과 신라 향가 등 고대 민족사의 상당부분이 공백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처럼 소중한 인각사지가 수몰되지 않도록 다방면에 걸쳐 노력하는 것은 스님과 신도 등 사부대중과 조계종을 비롯한 전 종단이 나서서 범불교적이 차원으로 펼쳐나가야 할 사안이다.

박해받던 천주교인들이 머물렀던 곳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찰터인 천진암을 성지로 가꾸어낸 천주교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교계가 인각사지 보존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당위는 충분하다. 그 것만이 인각사지를 지켜낼 유일한 길이다.

<2000.07.12 / 568호>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