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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끝없는 갈등의 끝은 어디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사람들은 누구나 지기 싫어한다. 누가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다면 시기 질시한다. 자신이 남보다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꺼려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지기를 싫어하니 갈등이 끊일 리가 없다. 도처에 다툼이다. 지구에서는 단 한순간도 작은 싸움, 큰 싸움으로 편할 날이 없다. 칸트가 『영구 평화론』이라는 논문을 쓴 다음 ‘이것은 나의 환상곡’이라는 부제를 달았듯이 평화는 환상이다.

그 같은 싸움의 원인은 무엇일까? 내 마음 가운데 지기 싫어하는 존재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과의 싸움은 둘째 치고 부처님 말씀대로 내 자신 내면세계에서의 싸움 역시 대단히 치열하다. ‘참 나’와 ‘가짜 나’의 싸움은 영원으로 이어지는 전쟁이다. 부처님께서도 악마와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셨다는 기록을 보면 우리의 싸움은 부처가 될 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은 진정 부처가 되는 그날까지 한도 끝도 없는 안팎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한다. 어떤 때는 이길 때도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처절한 패배의 아픔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 광활한 우주의 무량한 대천세계 곳곳마다 어떤 형태의 싸움이건 싸움이 없는 곳이 없을 것이다. 진정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의 싸움은 성불의 그날까지 안팎으로 끝이 있을 수가 없다. 우리는 계속 나 자신과 남과 계속 싸워야만 한다. 안으로 밖으로 쉴 사이가 없다. 자비와 사랑이 절실하긴 하지만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 자비와 사랑을 강조하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힘을 쌓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마음 가운데 지기 싫어하는 마음은 이렇듯 밑도 끝도 없는 싸움을 가져온다. 그런데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싸우다보면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생각해봐야 할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자꾸만 싸우고 싸워 언젠가 그 모두를 이긴다면 어떻게 될까? 싸움을 이길 때마다 우리는 강한 힘을 키우게 된다. 내 내면의 악마는 물론 우주의 모든 맞수들과 싸워 이긴 자는 어떻게 될까? 그의 위력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그 같은 질문의 답은 부처님 말씀을 들어보면 의외로 쉽게 풀린다. 그 모든 싸움을 이긴 자는 다름 아닌 부처님이시다. 그런데 우주의 최강자로 등극하신 부처님께서는 무어라고 말씀하셨던가?

“아! 기이하기도 하다. 모든 중생들의 마음 가운데 나와 똑같은 지혜와 덕성이 있다니. 그들 모두에게 佛性이 있으나 무명에 가려져 자신을 모르고 있구나.”부처님께서 우리 모두의 마음 가운데 우주 최강자의 성품이 있다 말씀하셨다. 우리가 지기 싫어하는 근본적 이유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마음 가운데 우주 최강자의 성품이 있고 우리가 부처님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명으로 가려져 있기에 어리석은 방향으로의 싸움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나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게도 피를 흘리면서 남들과 싸우고 세상과 싸우는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생과 생을 거듭하면서 무한한 싸움을 계속하며 영과 육 양면에 걸쳐 최강자의 길을 걸어야만 하는 숙명적 존재다.

믿어라! 우리의 마음 가운데는 우주 최강자의 근성이 들어있다.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치 말라. “나는 못해요”, “나는 몰라요” 하지 말라. “어렵다”, “힘겹다”고도 말하지 말라. 우리의 마음 가운데는 최강자의 위신력이 있고 부처님의 가피력과 통하는 세계가 있다는데 어렵다 힘겹다 말하는 것은 부처님 나라의 율법에 걸맞지 않는다. 이 같은 가르침에 눈뜬 자 항상 과감 하라. 절대로 약하다 말라. 우리들 모두는 부처님의 무한한 가피력과 하나임을 분명히 깨달으라.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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