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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부처님 가피 가운데 왕생극락 하소서

기자명 법보신문

전직 대통령이 몸을 던졌다. CNN은 며칠 동안 헤드라인 뉴스로 전 세계를 향해 쏘아댔다. 도저히 있을법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졌다.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이었으면 세상을 등질 마음을 내었을까? 내 방에 들어와 호기 있게 얘기하던 그분의 목소리와 웃음이 오버랩 된다. 부산 자갈치 아지매는 “그 보다 더한 놈들도 사는데 용서 빌고 살면 되지 죽긴 와 죽노?” 오열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떨군다.

앞으로의 추이가 어떻게 전개될지 가슴이 답답해온다. 유언대로 “우리는 본래 자연의 한 조각”이라더니 진정 자연으로 돌아가셨는가?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마음이 먹먹하다. 이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진실로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죽음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참으로 중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그 점이 종교인들의 진정한 몫이 아닌가? 재삼재사 참회의 마음이 든다. 그 같은 사명을 소홀히 한데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죄스럽기만 하다.

육체는 영혼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라고나 할까. 생명의 본체는 생의 종류를 바꿔가며 이 혹성에서 저 혹성으로 영속적인 여행을 한다. 마야의 환영에 홀려 모든 영혼들은 육신이라는 마차를 타고 온 우주를 숙명적으로 배회한다. 끊임없는 윤회는 삶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바꿀 기회이기도 하다. 악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지은 선행은 어떤 형태로든 인정되고 보호되어진다.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갈 때까지 누구나 수많은 삶들을 거치면서 영적인 품성, 불성을 승화시켜나간다.

부처님 말씀대로라면 인간은 생명체에 주어진 축복, 인간의 영혼은 진화의 중간지점에 와 있는 존재다. 하락하는가 상승하는가 또는 해방되는가 등은 전적으로 그의 정성스런 노력과 선택에 달려있다. 노력의 정도가 다르고 공덕의 정도가 다르기에 세상은 너무나 노골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으로 가득 차 있다. 결국 자신의 수행 능력에 따라, 구매능력에 따라 좋은 자동차(車)를 구입할 것인지 좋은 집(環境)을 살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 사람들은 법에 따른 삶을 살아야지 훌륭한 환경 재산 교육 아름다운 용모를 갖게 된다는 게 업의 법칙의 골자다. 삶에 대한 강렬한 애착이 있기에 다시 태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다시 태어나는 상황은 전적으로 그가 살아있을 때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 물질세계를 즐기고자 갈망하면 세상에 어떤 형태로든 다시 내려오게 되는데 자칫하면 동물, 식물 등 하등생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물질적인 안락에 너무 빠지면 도리가 없다. 사람의 유전자나 동물, 식물 등의 유전자가 오십보백보, 대차가 없다는 것 아닌가? 죽음이 무섭고 두려운 게 아니라 삶이 더 두려운 것이다. 참다운 삶의 중요성을 절감해야만 한다. 그곳에 부처님 가피가 있다. 삶을 법대로 살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저승너머의 상황을 너무도 모르고 산다. 그저 두려워하고 무서워 할 뿐 그저 죽으면 그만이지 해버린다. 죽으면 고통이 수천만 배가 된다 할지라도 백안시 하겠는가? 인간은 육체를 얻은 동안 자기완성을 위해 열심히 법 따라 정진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윤회의 법칙 따라 긍정적 행로를 열어갈 수 있고 반복되는 죽음과 태어남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죽음은 낡은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입는 과정, 육신은 내구성이 없으나 마음은 불생불멸이다. 영혼은 태어남도 죽음도 없다. 영구하며 영원히 존재한다.

사람들은 좀처럼 죽음이나 죽음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기를 두려워한다. 저승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이 땅을 등진 자들의 고통은 이루 형언할 길 없다. 그들의 제도 천도 역시 우리 모두의 중요한 숙제이고 중차대한 의무요 책임이다. 죽음 저 너머까지 사바의 부정적 감정을 짊어지고 간다면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 그들은 제 갈 길을 가지 못한다. 부디 노 전 대통령이시여!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왕생극락 하소서. 사바의 미련과 애착은 모두 잊으소서! 평안히 잠드소서!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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