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홍서원 스님들이 늘 강조하는 것이 바로 채식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그 행위 자체가 가장 훌륭한 방생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 스님은 우리가 마음을 잘 다스리고 늘 선하고 다른 존재를 이익 되게 하는 쪽으로 마음을 쓴다면 간소한 채식으로도 얼마든지 위대한 원력의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광우병, 조류독감 등 현대 질병들은 우리가 단지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과보일 뿐, 내 입에 쏙쏙 들어맞는 온갖 맛나고 편리한 현대 생활 이면에 우리의 탐욕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받는 존재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게 이들 스님의 설명이다.
매년 온갖 육류 제품을 사고팔고 먹는 사람들에 의해 수백 억 동물들이 생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세상. 또 채식 동물에게 동물 사료를 먹이고 잔인하게 도살하는 일들이 지구 곳곳에서 버젓이 일어나는데 어찌 과보가 없겠냐고 지적한다. 부들부들 떨며 죽어나온 살점 속에, 그 기막힌 분노와 공포가 맺혀있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광우병보다 무서운 것은 바로 그칠 줄 모르는 인간의 탐욕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까닭에 각 개인의 탐욕에서 모든 고통이 시작됐음을 인정하는 일, 그것이 우리가 행복해 지기 위해 해야 할 첫 걸음이라고 이들 스님은 강조한다. 특히 ‘산 목숨 죽이지 않는다’라는 불교의 첫째 계율을 목숨처럼 여기고 다른 생명을 배려하며 존중하는 삶, 이것이 사바세계를 정토로 만들어가는 길이라는 게 이들 스님의 신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