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죄업과 빚을 갚는 참 공덕주가 되라

기자명 법보신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호흡할 때 우리의 몸속에는 수많은 병균들이 들어온다. 대부분이 우리 몸의 항체와 싸우다 죽는다. 그런데 살아남아 병변을 일으키는 녀석들 중의 대표선수 격이 독감 바이러스다. 독감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온다 해서 숨을 쉬지 않을 도리는 없다. 수많은 미생물들이 몸속에 들어와 죽는다 해서 그들을 살리기 위해 숨을 쉬지 않아야 하는가?

우리는 수많은 살생을 하며 우리들의 수명을 유지한다. 감기가 걸린 경우 그들을 퇴치하기 위해 강한 항생제를 쓴다. 강한 항생제가 감기에 제대로 통하지는 않지만 병원에선 고단위 항생제를 쓴다. 의도적으로 얼마나 많은 균을 죽이고 있는가? 병균을 죽이지 않기 위해 항생제를 쓰지 않는 바보도 있는가? 우리가 건강하다는 것은 외부의 병균이 들어오면 그들을 잡을 수 있는 항체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몸은 이렇듯 살생을 예비하고 태어났다.

부처님께서는 물 한 방울에도 무량한 벌레가 있다 하셨다. 벌레가 미생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 많은 미생물들을 살리기 위해 물을 아니 마실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공덕이 없으면 물 한 방울도 녹일 수 없다 말씀하셨다. 수명이 다하면 곡기를 끊게 되고 물 한 방울 삼킬 수 없는 도리와 통하는 가르침이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쌀 보리 무우 배추 등 갖가지 농작물들을 먹고 산다.

농부 아저씨들은 농사를 해치는 벌레들을 잡기 위해 갖가지 농약 등 살충제를 쓴다. 얼마나 많은 벌레가 죽겠는가? 농부의 쟁기에, 호미에, 낫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쌀 한 톨, 무우 한 개를 위해 죽는가? 우리들은 또 쌀을 먹기 위해 쌀의 생명을 끊는다. 김치를 먹는 것, 계란을 먹는 것, 깍두기를 먹는 것, 온통 살생한 것들이고 갖가지 생명체들의 시체들이다. 그 같은 살생을 하지 않으려 먹지도 마시지도 숨도 쉬지 않고 자살해야만 하는가? 우리들은 도무지 그 많은 살생과 빚을 어떻게 갚으려 하는가? 그들 생명의 죽음을 딛고 우리들 모두 참 공덕주의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연기의 세계라 하는 세상을 살며 끊임없이 자살하는 우리의 이웃들에 대한 책임을 전혀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우리의 죄는 한도 끝도 없다. 부주의한 말 사려 깊지 않은 행동 어리석은 생각으로 얼마나 많은 죄를 짓고 사는가? 그 많은 죄와 업과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함부로 시간을 낭비하며 살 수 없다. 인생이 성불을 위한 자신과의 절대적 투쟁이라 할 때 스스로 짓고 있는 죄와 업과 빚을 도외시 하는 것은 영원한 암흑으로의 전락을 의미한다. 참회 속에 사는 진정한 공덕주의 삶은 인류에 대한 이기심 없는 봉사와 헌신이다.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을 다하는 참회정진으로써만 그 많은 죄와 업과 빚을 탕감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부처님 의지의 흐름이어야만 하고 인생과 역사는 이기심에서 부처님 세계로 나아가는 공덕주의 행진이어야만 한다. 우리의 삶이 부처님 가피와 이어지게 하는 것만이 참된 공덕주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자비심으로 탐욕을 녹이고 ‘참’으로 거짓을 이기는 삶, 지혜로운 행위를 통해 운명의 항로를 바꾸고 해탈의 길로 나아가는 삶이 부처님의 가피와 함께 하는 진정한 삶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의 행동에 굴레를 씌우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에너지를 부처님 세계로 이끌어들이는 규범, 참다운 가피의 촉매제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몸과 마음과 영혼에 유익한 부처님 세계로 유도하는 지남이다.

금년은 윤달이 드는 해, 윤달이 들면 절들마다에서 생전예수재란 행사를 베푼다. 미리 닦는다는 의미 역시 살아생전의 삶이 영원과 맞닿게 하려는 부처님 깨달음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삶을 죽음과 하나로 연결시키는 생전예수재는 현실과 영원을 잇는 가피와 공덕의 가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정녕 현실 가운데 죄와 업과 빚을 녹이는 참 공덕주의 길 위대한 가피의 길을 가야만 한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