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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출가

기자명 법보신문

출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오늘의 현실
戒 실천 않는 출가, 머리 깎은 것에 불과

‘어제 저녁 해질녘에 봤을 때는 상투를 튼 촌로(村老)였는데, 새벽예불을 올리고 아침공양을 할 때에 보니 머리를 깎고 어간에 앉은 큰스님이더라’는 이야기는 출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이야기꾼들의 말이기를 바란다.

부처님은 출가에 대해‘출가하는 이는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을 두려워하고 삼계(三界)의 무상(無常)을 싫어하며 육친(六親)의 지극한 사랑을 사양하고 오욕의 깊은 집착을 버리라. 명리에 끄달리지 말며, 권력의 핍박을 받지 말며, 사사로이는 비구로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가지고 이양을 구하지 말라. 생활을 위하여 출가하는 것이 아니어야 하며, 빚을 지고 어려움을 피하기 위하여 출가하는 것이 아니어야 하며, 오직 생사를 위하고 보리를 위해서 신심을 가지고 출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셨다.

또‘출가는 네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심출가(心出家)이다. 마음은 출가 했으나 몸은 출가하지 못한 것이다. 둘째는 신출가(身出家)이다. 몸은 출가 했으나 마음은 출가하지 못했으니, 비록 불문(佛門)에 들어 왔으나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셋째는 몸과 마음 모두 출가하지 못한 것이니, 선근(善根)이 나지 아니한 까닭이다. 넷째는 몸과 마음 모두 출가한 것이니, 좋은 마음으로 출가(好心出家)한 출가이다’고 하셨다. 좋은 마음으로 출가한 사람은 반드시 생각이 진실하고 간절해야 한다. 계(戒)는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뗏목이 되어야 하고, 법신(法身)을 장엄하는 영락(瓔珞)이 되어야 하고, 준수(遵守)하여 어기지 말고, 받들어 행하기를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계·정·혜, 삼학(三學)이 서로 돕게 해야 한다. 마치 솥에 세 개의 발이 달린 것과 같아야 한다. 이것이 성인의 도를 성취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한 성문(聲門)도 계행(戒行)이 엄하지 아니한 이가 없었고, 한 보살도 지계바라밀(持戒婆羅密)을 닦지 아니한 이가 없었고, 한 부처님도 계체(戒體)가 원만하지 아니함이 없었다. 계율을 넓게 통하여 알고자 원하는 사람은 권해서 보는 것보다는 스스로 율장을 열람하고 자세히 보려해야 한다. 사미십계를 일러준 사리불의 이름은 범어로 추자라고 불렀는데, 어머니로부터 이름을 얻었다. 어머니의 이름이 사리인데, 몸이 잘 생기고 눈 밝기가 독수리와 같아서이다. 사리(舍利)는 신(身)이요, 또한 추이며, 불(弗)은 아들이란 뜻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천축(天竺) 바라문으로 제사종(提舍宗)에 논사(論師)였다.

어느 때, 사리불이 왕사성에 들어가다가 길에서 걸식하는 마승(馬勝)비구를 만났는데, 게송(偈頌)으로 말했다.“모든 법은 인연을 쫓아 생기고 인연이 다하면 법은 또 없어진다. 우리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은 항상 이와 같이 말씀하신다”고 했다. 사리불은 이 말을 듣고 수다원과를 얻었으며, 부처님께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얻었고, 십대제자 가운데 지혜 제일이 되었다.

부처님의 아들 ‘라후라’라는 뜻은 복장(覆障)이라 한다. 부처님이 태자 때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에 아수라가 태양을 가려 부른 이름이다. 또 태중에서 6년이나 있다가 태어났으므로 또한 복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사미십계를 부처님이 사리불에게 명하여 십계를 설하게 하시고, 라훌라에게 직접 계(戒)를 설하는 화상(和尙)이나 아사리(阿梨)가 되시지 않은 것은 삼보(三寶) 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불보(佛寶)이므로 화상이 되시지 아니한 것이다. 화상은 승보(僧寶)요, 십계는 법보(法寶)이니, 삼보로 하여금 서로 넘침이 없게 한 것이다. 또한 평등하게 하기 위한 까닭이다. 무질서하게 출가하는 것을 그치게 하려고 부처님은 화상이 되시지 아니했다. 지금의 우리의 처신으로는 헤아리지 못할 배려이셨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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