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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욕망에 지지 않는 자가 가피의 화신

기자명 법보신문

사람들은 도둑이 밖에만 있는 줄 안다. 내 안의 도둑이 내 집과 내 지갑을 털어간다는 사실을 모른다. 견물생심이라던가? 사람들은 욕심나는 물건이나 사람을 보면 넋을 잃는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구매자들의 혼을 빼려고 이효리를 등장시키고 장동건, 구준표를 모델로 쓴다. 물건에, 이효리에 넋이 빠진 어른 아줌마 아이들은 자신들의 호주머니가 털리는지도 모른다. 백화점에 가면 명품에 넋을 잃은 아줌마, 아이들이 마냥 카드를 긁어댄다. 혼이 빠진 사람은 집주인이 떠난 집 같아 도둑에게 모든 것을 털린다. 현대인들이 이처럼 갖가지 욕망에 넋을 잃고 살기에 현대를 자기 상실의 시대라 부른다.

수행은 잃어버린 자기를 찾는 길이요 ‘욕망의 나’, ‘도둑의 나’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비법이다. 부처님께서도 이 몸뚱이가 여섯(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도둑을 이기지 못해 끝없는 죄를 짓는다 하셨다. 수행은 항상 나를 감시하는 작업이요 ‘욕망의 나’, ‘도둑의 나’를 잠재우는 방법이요 그 힘을 끊임없이 강화시켜 나가는 작업이다. 법에 귀의하고 자신에 귀의한다는 것도 ‘부처님의 나’가 ‘욕망의 나’를 이기기 위한 방책이다.

불교의 수행인 견성(見性), 간화선(看話禪) 지관(止觀) 또는 위빠사나(Vipassana) 등 모두 하나같이 자기를 감시하고 지켜보는 정성스러운 작업인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어리석은 무명 중생들은 항상 욕망에 빠지지만 참다운 구도자는 욕망을 감시하고 결국 그를 이겨낸다. 부처님과 함께 걷는 위대한 구도자들은 욕망의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에서 이긴 승리자들이다. ‘욕망의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 우리들은 왜 성자들의 삶을 배우는가?

그들은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에서 이긴 자들이며 진리의 길을 따라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진정한 강자의 길은 걸었기 때문이다. 고난을 뛰어넘는 진정한 구도자의 삶은 우리들의 욕망과 번뇌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들은 위대한 구도자의 삶을 배워야만 한다. 무엇이 과연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는지 진실로 깊은 성찰이 있어야만 한다.

현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은 요즘 진실로 인생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드물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현대인들 가운데 욕망을 극복하며 참 수행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참다운 구도자의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강자의 길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이다. 도(道)의 길을 제대로 걸어본 사람들만이 진정한 강자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자기와 투철히 싸워본 자, 도의 길을 걸어본 자들만이 이 세상을 부처님 나라로,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 수 있다. 동시대인들을 위해 그리고 미래의 세대를 위해 우리 모두는 진정한 강자의 길이라 할 수 있는 구도자의 삶을 정열적으로 살아야만 한다. 욕망의 나를 이긴 구도자는 진정한 강자의 길을 가는 자다. 그는 부처님 가피의 화신이다.

우리는 진지하게 자문자답해야 한다. ‘나는 정녕 참다운 구도자인가?’ 구도의 길, 수행자의 길은 진리를 위해 모든 욕망을 이기는 것이다. 수행자의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욕망과 번뇌를 이겨야만 하는 단계다. 성문 연각의 단계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들에게는 대비심을 얘기할 수 없다. 제 2단계는 나의 편안함을 넘어 모두 함께 편안함을 도모하는 단계이다. 대비심을 바탕으로 수행자의 용기가 함께 한다. 보살의 단계라 할 것이다.

제 3단계는 나와 남을 뛰어넘는, 시공을 초월한 차원이요 대비심과 대지혜가 합치되고 완성된 차원이다. 부처의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세상의 등불이다. 우주의 곳곳마다에서 무량중생들을 부처님세계로 이끄는 찬연한 태양이다. 구도자의 정열은 결국 보살심으로 승화되고 부처로 나아간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모두를 위한 마음으로 승화된다. 그들은 위대한 부처님의 가피력 속에 산다. 부처님은 진정한 구도자에게 영원한 가피를 베푸시는 인도자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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