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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기자명 법보신문

무한가피 이끌어 내는 자비의 실현

불교는 수행의 종교다. 체험의 종교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남에게 얘기했다가 크게 잘못된다는 얘기다. 가장 훌륭한 상태의 ‘깨달음’은 체험이다. 그 밖의 앎은 모두 표면적인 알음알이다.

부처님 가르침의 진면목은 체험을 통해 확고부동하게 깨닫는 것이다. 신해행증(信解行證)의 가르침이 바로 그를 의미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르치고 행할 때 항상 문제를 야기한다. 육바라밀행도 실천 아닌가? 불교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는 자비다. 정말 자비행을 펼쳐본 일이 있는가? 실제 자비와 사랑을 실천했을 때의 마음이 어떠한지 체험해 본적이 있는가?

부처님께서는 “그의 마음 가운데 얼마나 큰 자비심을 가지고 있는지 내게 말해보라. 그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부처와 함께 있는지 내가 말해주리라. 그가 얼마나 깊숙이 부처님나라에 들어섰는지 알아맞히리라”하셨다.

진정한 자비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만 인간의 영혼 속에 자리한 부처를 체험할 수 있다. 낱낱 영혼들 속에 있는 부처를 알아볼 때 그의 부처를 바깥으로 꽃피워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비심, 사랑이 부처를 끌어내고 신을 끌어낸다. 상대방의 마음 가운데 부처를 바라보고 부처를 체험하는 즐거움은 어떠한가? 자비와 사랑은 부처를 이끌어내고 미움은 악마를 이끌어낸다. 자비와 사랑은 생명력을 더해주는 향기이며 미움과 원한은 시체에 시체를 포개놓는 악취이다.

사람들은 상대의 마음 가운데 부처를 살려내려 하지는 않고 오로지 남을 벌하고 비난하면서 악마를 키우는 데만 열성이다. 남에 대한 위선적 심판을 통해서는 돌아오는 게 아무것도 없다. 자비와 사랑의 크기만큼 상대를 살리고 사랑을 받는다. 각자의 마음은 반드시 그에 해당하는 결과를 등짐지고 돌아온다. 그대가 상대를 나쁘다고 비난하는 생각과 말을 할수록 상대방은 더욱 나쁜 사람이 된다.

어떤 사람에 대해 옳고 선하고 진실하다는 생각을 품을 때 상대방은 더욱 더 옳고 선하고 진실해진다. 부처가 부처를 부를 때 부처가 응답한다. 악마가 악마를 부를 때 악마가 응답한다. 우리는 인간 모두에게서 부처를 발견해야 한다. 그 첩경이 바로 자비의 사랑의 실천이다. 실천을 통한 체험은 우리를 얼마나 즐겁게 하는가?

우리 모두는 한 몸뚱이의 부분들이다. 어느 한 부분이 피를 흘리면 반드시 다른 부분들도 그 때문에 아파한다. 이 큰 진리를 마음속 깊이 새길 때 미움은 끝이 난다. 내 것 네 것이란 생각은 사라지고 그 대신 자비와 사랑이 싹트고 자라나 피어 만발한다. 좋은 것만 눈에 띈다. 상대에게 미움을 가져보라!

나에게서 나가는 잔인한 기운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그의 잠재의식적인 마음 가운데 부정적 반작용이 일어나 그 그릇된 감정이 쏘아 보낸 사람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피해를 입는 쪽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항상 내 마음이 출발점이다. 항상 나와 너의 마음을 사랑으로 넘치게 하라. 마음이 말을 빚고 생각을 만드는 데 누가 운명을 탓하는가?

이쪽에서 사랑의 마음을 보내면 동물들도 미물중생들도 눈에 띄게 달라진다. 어디를 가나 부처만이 있는 세상 속에 산다는 것은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특권인가 진정 자비와 사랑의 실천과 그 체험을 통해서만 오로지 인간의 영혼 속에서 부처를 만날 수 있다. 범부 중생들은 미움을 미움으로 갚지만 현자는 미움과 원한을 자비로 갚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움을 자비와 사랑으로 대하라. 부드러움으로 적을 대하라.

현자는 손해를 자비로 갚는다. 미움은 미움으로써 끝나지 않는다. 자비와 사랑으로써만 끝이 난다. 현자는 그 누구도 적을 만들지 않는다. 우란분재기도가 시작됐다. 영가들에게도 이 같은 진리를 전하라. 그대는 얼마나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고 그 믿음을 체험하는가? 부처님의 무량한 가피력은 그대의 자비심만큼, 사랑의 크기만큼 함께 하시리라. 자비의 사랑의 체험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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