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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김성철 교수 뇌과학 한계 비판

  • 교학
  • 입력 2009.08.11 13:53
  • 수정 2018.05.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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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있다면 윤회는 가능하다”
자유의지조차 부정…객관적 맹신 원인

지난 1990년대 ‘기능적 핵자기공명장치(fMRI)’가 개발된 이후 뇌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눈부신 성과를 속속 발표하면서 삼매를 비롯한 모든 종교적 신비체험조차 뇌의 작용일 뿐이라는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성철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9월 12일 열리는 불교평론 심포지엄에서 불교적 관점에서 뇌과학 연구방법론과 그 한계를 규명한 ‘진화론과 뇌과학으로 조명한 불교’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리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는 현대 뇌과학과 신경과학은 철저히 기계적이고 유물론적이다. 느낌, 감정, 생각, 판단 등 일거수일투족 모두 뇌의 물질적 작용에 불과할 따름이며, 이러한 뇌과학에는 불교의 오온 중 하나로 중생과 무생물의 기준이 되는 ‘식(識)’이나 ‘자유의지’는 부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러한 뇌과학은 가장 기본적인 ‘자유의지’나 ‘식’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숙명론, 결정론적 세계관에 매몰되는 딜레마에 봉착한다고 지적한다. 즉 우리의 신체가 오직 기계적으로 작동할 뿐이라면 그 누구라도 수태(受胎)의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그가 체험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결정돼 있다는 완벽한 결정론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뇌과학을 비롯한 그 어떤 학문도 필요 없으며 윤리나 도덕도 아무런 의미를 지닐 수 없다는 게 김 교수의 비판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현대 뇌과학의 한계가 객관의 맹신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식’이나 ‘자유의지’는 물질적 뇌신경과 별개이고 그런 탓에 아무리 객관적인 분석을 하려해도 그 존재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것. ‘식’이나 ‘자유의지’는 모두 객관이 아니라 주관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객관화가 불가능한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그 자체가 ‘식’과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눈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우리 눈에는 여러 가지 사물들이 눈에 보이지만 아무리 보려고 해도 우리 눈만은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물론 거울에 비춰 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진정한 눈이 아니라 눈에 비친 대상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타당한 비유다.

따라서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인정할 때 우리의 존재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김 교수는 “뇌 속의 ‘식’이 한쪽의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비약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가언명제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또 다시 “죽는 순간의 신경세포에서 새롭게 형성된 수정란 세포로 비약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논리와 함께 “만약 ‘식’이 뇌 속의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비약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윤회도 가능하다”는 명제의 도출도 가능함을 제시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만일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윤회도 가능하다”는 명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 삶의 세계에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남아 있을 때 죽는 순간의 식(識)은 삶에 대한 그런 애착 때문에 다른 수정란에 달라붙어 윤회하는 것”이라며 “윤회의 진상인 무상(無常), 무아(無我), 고(苦)에 대한 통찰을 통해 탐, 진, 치의 번뇌를 모두 없앨 경우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아라한의 지위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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