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직능불자회의 세밑 자비행

'나눌수록 기쁨도 커집니다'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하다보니 지치고 힘들었는데 이렇게 가수들의 노래도 듣고 직접 노래도 불러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12월 18일 오후 7시 서울 경희의료원 현관 로비에서는 흥겨운 노래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대한불자가수회와 경희의료원이 연말을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개최한 이날 음악회는 불자가수들과 환자들의 어울림 마당이었다.

공무원-가수회 등 각계 참여

특히 원로가수 김기례(79) 씨가 화려한 무대매너로 '핑계'를 부를 때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꼬마들은 무대로 나와 춤을 추기도 했다. 중풍과 치매로 병원에 입원 중인 부친을 간병하고 있는 이정호(39) 씨는 '우울한 생활 속에서 흥겨운 시간을 갖게되니 힘이 저절로 난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 중인 류종구(38) 씨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불자회 가수들이 환자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큰 위안이 되고,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역에서는 철도청불교단체협의회(이하 철불협)가 노숙자들에게 내의, 양말, 장갑 등 물품을 전달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노숙자들이 역사 부근에서 생활하는 것을 감안, 이들 노숙자들에게 재기의 희망을 불어 넣어주기 위해서였다. 철불협 본청불자회의 노숙자 돕기 일일찻집 행사를 비롯해 각 지역 철도청불자회에서 모금한 돈으로 물품을 마련한 이들 불자회는 이날 300여 명의 노숙자들에게 내의 150벌, 양말·장갑을 각각 150벌씩 무료로 보시했다. 이용일 철불협 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러한 노숙자 돕기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래자랑 - 무료진료 등 다양

세밑 한파를 녹이는 직장직능불자회들의 훈훈한 자비행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불자가수회와 철불협을 비롯해 많은 단체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다양한 '나누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경남 공무원불자연합회는 12월 17일 하동군청을 방문해 이곳 공무원불자회 회장 김영관(하동군 주민자치과장)씨에게 불우이웃돕기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경남도내 20개시군 공무원불자회가 십시일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한 것으로 김영관 회장이 오랫동안 신병을 앓고 있어 쾌유를 빌기 위한 것이다.

물품전달 - 생활비 지원도

공무원 자녀 중 중병을 앓고 있는 자녀들을 돕고 있는 전남도청공무원불자회는 회비를 걷어 12월 29일 도내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30여 명에게 생활용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매월 6명에게 생활비 10만원씩 지원하고 있는 철불협 성북승무사무소법우회는 이번 연말에는 그들의 집을 찾아 자비의 쌀을 보시한다. 이밖에 구로승무사무소법우회, 안양운전불자기사회, 우리은행불자회, 약사불자보리회, 한국불교선재마을의료회 등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누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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