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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텅 빈 마음자리에 무량가피 스며든다

기자명 법보신문

우리는 매일매일 업을 쌓는다. 말과 생각 행동을 삼업이라 하는데 말과 생각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 있는가? 문제는 업에도 선업과 악업이 있다는 것이다. 이기심을 바탕으로 한 것이냐, 이타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냐의 둘로 갈라진다. 불행하게도 우리들 매일 매일의 업은 악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타심보다 이기심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녕 우리는 선업보다 악업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사실을 직시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만 할까. 참회가 선택이 아니고 삶의 필수과목이 되어야만 하리라. 매일을 삼업 속에 살고 이기심 속에 살기에 참회는 우리들 일상의 근간이어야만 한다. 항상 참회하는 삶 이참사참(理懺事懺)이어야 한다. 참회가 없는 곳에 청정은 없다.

참회를 하면 맑아진다. 우선 마음이 맑아지기에 피가 맑아진다. 참회가 없는 삶은 오염에 찌든 삶이다. 그의 피는 탁해지고 세포도 더러워지고 건강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누구든 참회가 없는 삶, 이기심 삼독심이 강하면 피가 더러워진다. 참회는 청정에 이르는 문이요 청정은 진실에 맞닿아 있고 부처님에 맞닿아 있다. 부처님은 무구청정이기에 무애이시고 하나이시고 근원이시다.

우리는 몸과 마음을 다해 참회해야 한다. 참선에서 쓰는 화두 중에 ‘이뭣꼬’를 들면 어떤 마음이 되는가? 다른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우선 참회의 마음이 밑바탕에 깔리지 않는가? 회광반조(回光返照)의 세계가 열리지 않는가? 조주‘無’자는 또 어떠한가? 뭔가 텅 비는 것 같지 않은가? 번뇌와 망상이 다 녹아지는 것 같지 않은가? 공ㆍ무아 등의 가르침 역시 우리를 텅 비우게 만든다. 말만 다르지 모든 수행은 참회 청정과 맞닿아 있다. 진리는 청정이기에 그 길 가운데에만 행복이 있다. 영원이 있다. 항상 참회하라. 진실을 따르라하는 이유는 진실의 길이 청정의 길이요 그 길 가운데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을 원하는 자 내일을 기약하는 자는 참회해야 한다. 부처님의 가피를 원하는 자 역시 참회해야 한다. 자신을 맑혀야 한다. 진실이 아닌 것은 항상 재앙이다. 자신과 남을 해한다. 진실은 청정이요 부처님 마음이기에 무한과 통하고 사랑과 자비ㆍ힘ㆍ용기와 통한다. 항상 참회하라. 기도하라. 기도는 진심으로의 참회요 헌신적인 참회이기 때문이다. 그 길을 통해 영원으로 나아간다. 참회기도 가운데 부처님과 하나 되고 이기심과 독심이 깨진다.

우란분재가 한창이다. 영가들이여! 생각하라. 내 것이란 없다. ‘내 것’, ‘네 것’하는 장벽을 깨면 그 길 가운데 영원의 문이 열린다. 부처를 소리 높여 부르라. 부처님과 함께 걷는 자는 위대하다. 위대해질 수 있는 비결은 다만 부처님과 함께이면 된다. 부처님을 온 정성을 다해 모셔라. 말과 생각과 행동 가운데 항상 부처님 계시게 하라. 애착, 집착을 버려라. 망상을 놓아라. 번뇌 때문에 망상 때문에 고통스런 세상에 다시 와야 한다. 죽음을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

죽음이 죄의 응보임을 아는가? 끊임없이 번뇌로 망상으로 죄를 짓고 죽음으로 갚음을 하고 또 죄를 짓고 죽음으로 갚음을 한다. 끝없는 반복 고통스런 윤회를 통해 우리는 울음 속에 눈물 속에 삶을 시작하고 끝맺는다. 죽음의 극복이 불교의 초점 아닌가? 죽음의 초극을 위해서라도 기도해야 한다. 참회해야 한다.

죽음을 이기지 못한 영혼들의 행로는 반복이며 윤회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태어남과 죽음이지만 우리의 영혼에 죽음은 없다. 영혼은 영구하다. 영원하다. 죽지 않는다. 육체는 끝없는 죄악 속에 살해되지만 영혼은 살해되지 않는다.

우리의 숙명은 죄에 대한 아픔 때문에 참회의 피눈물을 흘려야만 한다. 그러면서도 영원을 향해 완전을 향해 힘겹게 걸어야만 하는 존재다. 참회하라. 우리의 정신 마음의 영원한 터전은 공간이다. 저 허공이다. 저 허공처럼 마음을 맑게 하라. 텅 비워보라. 무량가피가 함께 하리라!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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