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병들이 좋아하는 과자는 단연 초코파이다. 초코파이는 세대를 초월한다. 초코파이가 출시된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군장병들은 초코파이에 ‘집착’한다. 검은색의 유혹이랄까. 단음식이 부족한 군 식단의 특징 때문일 것이다.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검은색의 유혹. 그들을 끌어당기는 또 다른 검은색 음식이 있다. 자장면이다. 훈련을 받을 때 비라도 추적추적 오게 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자장면이라고 한다. 비단 자장면을 향한 식욕만을 떠올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비가 오는 바깥을 보며 따뜻한 방에서 입에 자장을 묻히는 정겨운 장면을 삭막한 병영에서 떠올리는 것은 식욕탓이 아니라 분위기 탓이리라.
9월 8일 인천 17사단에서 난데없이 ‘자장면 파티’가 열렸다.〈사진〉 인천 지선사 주지 덕환 스님과 보현행원자원봉사단인 15명의 신도들이 자장면으로 군장병의 입을 즐겁게 했다. 지선사가 준비한 자장면은 자그마치 500여 인분. 스님과 자원봉사단은 군장병들에게 대접할 자장면을 만들기 위해 밤새 자장 재료를 만들었다. 이날 부대 식당에는 오전 일과를 마친 부대원들이 모처럼 만에 자장면을 맛보며 녹록지 않은 군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장병들에게 보시할 자장면을 만들기 위해 기계까지 마련했다는 지선사 덕환 스님의 장병사랑은 이곳 17사단 내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평소 군포교에 애정을 가졌던 스님은 2004년부터 자장면 보시를 시작했다고 한다. 덕환 스님은 “군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군부대를 돌며 자장면을 보시하고 있다”며 “군장병들에게 작은 즐거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trollss@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