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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투철한 신심으로 진리를 열망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바람은 공기의 흐름이다. 생각은 마음의 흐름이다. 파도는 바다의 흐름이다. 바람은 공기와 다르지 않지만 방향을 갖는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방향성을 갖는다. 한 생각 속에 우주가 들어있다고 하고 한 생각이 우주를 머금는다 하는 것은 바닷물 한 방울이 바다를 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바람이나 생각이나 파도나 하나같이 에너지의 흐름이다.

갈망이라는 이름의 상념을 생각해보라. 얼마나 강렬한가. 갈망을 인연하여 집착이 생겨나고(愛緣取), 집착을 인연하여 생성이 일어나고(取緣有), 생성을 인연하여 재생이 펼쳐진다(有緣生). 갈망은 진실로 강렬한 에너지의 표현이다. 존재에 대한 갈망이 그를 다시 존재하게 하며 살겠다는 의지가 그를 살게 한다. 부처님께서도 갈망의 강렬함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왓차여, 하나의 존재가 그 몸을 내버리고 다른 몸에서 일어날 때 갈망이 새로운 몸을 움켜쥐는 근원적 힘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

물속에 빠진 사람에게 던져지는 밧줄의 의미를 생각해보라.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집요함이 얼마나 대단한가. 생명이란 갈망의 연속이다. 갈망은 강한 에너지가 되어 우리를 휩쓸어간다. 갈망의 연속과정에서 죽음은 아무런 방해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죽음은 결코 생각의 흐름을 중단시킬 수 없다.

다른 세계에 다른 몸으로 태어나더라도 앞의 생을 구성했던 생각들은 계속 이어진다. 한 생각은 무량겁과 통해있고, 무량겁은 한 생각 가운데 삼켜진다. 생각이 마음이요, 바람이 공기이기 때문이다. 파도가 물인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죽을 때의 한 생각이 중요하고 임종 일념이 중요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이다.

어떤 생각이 강렬한 경우 그 강렬한 생각은 미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된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미래이듯 한 생각 가운데 과거, 현재, 미래가 들어있다. 왜 우리가 기도를 해야만 하는지 아는가? 생각의 흐름을 생각해 보라. “비구들이여, 생각의 변화만큼 빠른 속도를 가진 것을 일찌기 보지도 듣지도 못했느니라.”

우리의 생각은 너무도 빠르게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제대로 잡아서 조절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몰아간다. 인생을 ‘무명장야 업파랑(無明長夜 業波浪)’, 무명의 길고 긴 밤 칠흙 같은 바다 위를 끊임없이 몰아치는 업의 파도 따라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한 조각 배에 비유하셨다.

생각의 변화무쌍함으로 끊임없이 흔들리는 우리의 암흑 속 인생을 행복의 나라로 인도 해주실 유일무이한 존재는 누구일까. 부처님 밖에는 누가 또다시 계실 수 있겠는가. 부처님은 우리들의 영원의 인도자, 부처님을 끊임없이 불러 모시는 가운데 우리의 앞길에 어둠의 문이 활짝 열리고, 부처님 나라로 인도된다. 정신일도의 의미, 참선과 명상, 강한 기도의 가치 등은 부처님을 향한 강렬한 열정 갈망이 우리를 부처님의 나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갈망은 진정 생각을 집중시키는 강렬한 힘이 있다.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 볼록렌즈에 빛을 모았을 때 만상을 태우는 것과 같은 강렬한 힘이 뿜어져 나온다. 고난은 인생의 필수품이기에 고난가운데 부처님을 간절히 불러 모시는 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체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간절하고도 참된 기도의 의미를 아는가?

불교는 원력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한다. 투철한 원력을 세워 몸과 마음을 다해 간절히 기도하는 자의 기도는 분명 이루어진다. 강렬한 기도의 염원은 강렬한 에너지가 되어 성공으로의 세찬 방향성을 갖는다. 투철한 신심으로 항상 진리를 열망하라. 부처님 법을 생활화하지 않는 것이 죄악임을 분명히 알라. 기도의 강한 열망 간절한 원력은 우리를 고난의 수렁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고통의 시기에 간절히 기도하고 평상시에 항상 기도드리는 가운데 고난의 문은 열리고 축복의 나라에 당도할 수 있다. 강렬한 열망 투철한 신심 가운데 어찌 부처님 가피가 함께하지 않겠는가?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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