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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차담법담] 41. 지혜로운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윤회 끊고 행복해지는 비밀

인도에서는 오랜 세월 참으로 다양한 수행법이 존재해 왔다. 얼마 전 텔레비전을 보다보니 원숭이 흉내를 내고 사는 인도 사람이 소개되었었다. 3억이 넘는 힌두교 신들 중에서는 원숭이 신이 있기 때문에 원숭이 흉내를 내고 사는 것을 일종의 고행 또는 수행으로 여기며, 만약 그런 수행을 하게 되면 자신의 죄업이 정화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한 믿음은 아주 오래 전부터 비롯되었는데 부처님 당시에도 성행했던 수행 중에 하나였다.

경전에 보면 어느 날 개의 흉내를 내고 사는 ‘쎄니야’라는 수행자와 소의 흉내를 내고 사는 ‘뿐나’라는 수행자가 부처님을 찾아왔다. 개의 흉내를 내는 수행은 벌거벗고 다니며 사람들이 땅에 던져 주는 음식만을 먹었으며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 혹은 누워 있을 때 개처럼 똑같이 따라하는 수행이다.

또 소의 흉내를 내는 수행 역시 엉덩이에 가짜 소꼬리를 붙이고 네 발로 걸어 다니면서 주로 풀을 뜯어 먹으면서 사는 수행이다. 이들은 부처님께 자신들이 오랜 세월 힘든 고행을 해왔는데 이러한 수행의 결과 죽은 뒤 어떤 곳에 태어나게 되는지를 물었다. 그런 질문은 하지 말라는 충고에도 이들은 집요하게 물었고 결국 부처님은 그들의 알고자 하는 바를 일러주게 된다.

답변의 내용은 어떤 사람이 철저하게 개나 소의 마음을 닮아가려 하고, 개나 소의 습관을 닮아가려 하고, 개나 소의 행위를 닮아 가려한다면 죽은 뒤 잘해야 개나 소로 태어날 것이고 더 안 좋은 경우 삿된 견해로 인해 지옥이라는 괴로운 곳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였다. 기대와는 달리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운 답변을 들은 쎄니야와 뿐나는 마음이 혼돈스럽고 고통스러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지혜롭게 잘 사는 길인지를 묻는 말에 부처님은 네 가지 업을 짓는 것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첫째 어두운 업을 지으면 어두운 결과가 따르고, 둘째 밝은 업을 지으면 밝은 결과가 따른다. 셋째 어둡고 밝은 업을 짓게 되면 어둡고 밝은 결과가 따르고, 넷째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업을 짓게 되면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결과가 따르는데 이 네 번째 방식으로 업을 짓는다면 점차 업의 소멸로 이어진다고 하였다.

다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시기를 어떤 사람이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업을 짓고 살다가 죽게 되면 자신이 지은 업의 결과로 만들어진 어떤 조건과 세상에서 다시 의식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것을 태어남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태어남은 스스로 원인 없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존재에 기인한 것이고 업을 지은 것에 기인한 것이며 현재의 존재는 과거의 행위 즉 업의 상속자일 뿐이라고 하였다. 한마디로 자신이 지은대로 받는다는 것이다.

어떤 특별한 의식과 행위를 통해 이미 지은 업을 소멸한다거나 업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앞의 개나 소의 수행을 통해 하늘에 태어나고자 하는 생각과 같을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반드시 행복해 지는 업을 닦아야 할 것이다. 

지장 스님 서울 대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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