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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차담법담] 44. 네 가지 수행의 어려움

기자명 법보신문

일대사 해결 절박함 없다면 시간 낭비일 뿐

공부나 수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핑계는 참으로 다양하다. 이래서 공부가 안 되고 또 저래서 공부를 못하고. 조용하고 공기 깨끗한 곳에 가서 한가로이 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닦여질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도 못하다. 시간이 된다 해도 평소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운 문제들이 마음의 평화를 깨트리기 때문이다.

맛지마 『짜뚜마에서 설한 경』의 내용을 보면 수행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네 가지 수행의 어려움이 나와 있다. 경전에서는 이 네 가지를 고기를 잡으러 물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두려움에 비유하여 파도의 두려움, 악어에 대한 두려움, 소용돌이에 대한 두려움, 상어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하였다.

어떤 출가 수행자가 있는데 자신 보다 나이 어린 고참 수행자가 자신의 언행과 생활에 대해 훈계하고 잔소리한다고 기분 나빠하고 싫어하여 수행을 포기하고 떠나 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가 파도의 두려움 즉 분노를 의미 한다.

또 어떤 출가 수행자가 있는데 오후와 저녁에는 음식을 먹지 말고 음식을 얻을 때나 먹을 때에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이러이러한 음식이나 자신을 취하게 하는 음료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수행 규범을 듣고 ‘내가 출가하기 전에는 그런 것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대로 편안하게 잘 먹고 살았는데 출가를 하니 이것저것 제약이 너무 많고 또 그런 것을 지키고 살자니 피곤하고 짜증난다. 그냥 세속으로 돌아가 살던 대로 사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수행을 포기하거나 떠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가 악어에 대한 두려움 즉 음식에 대한 탐욕을 의미한다.

또 어떤 출가 수행자가 있는데 정신을 똑바로 차려 수행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고 정신이 산만하고 긴장이 풀린 채로 도시나 마을을 지나다가 온갖 감각적 즐거움에 빠져 사는 세속의 사람들을 보고 ‘나도 예전에는 저렇게 살았는데 그냥 돈 벌어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수행을 포기하거나 떠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가 소용돌이에 대한 두려움 즉 감각적 쾌락을 의미한다.

또 어떤 출가 수행자가 있는데 정신을 똑바로 차려 자신의 언행과 생각 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야하거나 아름다운 옷을 입은 젊은 여인들을 보고 욕망과 집착의 마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는 ‘수행보다는 결혼하여 즐겁게 사는 것이 더 낫다’라는 생각을 하여 수행을 포기하거나 떠나버린다. 이러한 경우가 상어에 대한 두려움 즉 여인을 의미한다.

성공적으로 수행을 잘 하려면 수행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되고 수행에 대한 절박함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 이것을 지혜와 믿음이라고 한다. 지혜와 믿음은 지속적으로 계발시켜가야 할 덕목인데 온전히 이것들이 갖추어져 있을 때 헛된 시간 낭비와 방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지장 스님 서울 대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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