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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차담법담] 46. 열정

기자명 법보신문

발심의 불 지필 지혜 끊임없이 찾으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열심히 할 때는 몇 몇 상황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몇 가지 상황을 꼽자면 절박할 때, 재미있을 때, 강한 열정에 휩싸일 때 등이다. 절박할 때는 중요한 목표를 실패 없이 성취하고자 할 때, 혹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거나 괴롭고 위태로울 때 벌어지는 상태이다. 절박함은 스스로 만들기 보다는 주로 주어진 어떤 상황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미있을 때는 선천적으로 좋아하거나 잘 하는 것일 때, 많은 성과가 기대될 때, 혹은 흥미를 느끼는 활동을 할 때 일어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감각적 즐거움이 따를 때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어떤 일에서 의미를 느낄 때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열정 혹은 믿음은 외부에서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 내부에서 큰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을 때 일어나는 상태이다. 열정과 용기는 어떤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읽거나 혹은 강한 목적의식이 있을 때, 어떤 상황을 경험하면서 만들어지며 주로 외부의 자극이나 내면의 성찰을 통해 생겨난다.

세속에서는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을 열정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열정이라는 것은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과 상황에 의해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열정은 수시로 식지 않게 하거나 새롭게 만들어지도록 자극과 독려를 필요로 한다. 부처님도 가끔 제자들이 나태에 빠지지 않고 더욱 분발하도록 여러 방식으로 자극과 독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어느 날 부처님이 꼬살라국 날라까빠나 마을에 계실 때 아누룻다 등 여러 명의 제자들에게 이와 같은 말씀을 하셨다.

“아누룻다여, 내가 어떤 이익을 바라고 ‘누구는 죽어서 여기 태어나고 누구는 죽어서 저기 태어났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하는가.”
“저희들은 그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누룻다여, 내가 어떤 제자가 죽었을 때 그는 어떤 수행의 경지를 얻었고 죽은 뒤 어느 곳에 태어났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람들을 기만하기 위한 것이거나 현혹시키기 위한 것이거나 이득과 환대와 명예와 칭찬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아누룻다여,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수행자들이 그 이야기에 고무되고 기뻐하여 그러한 상태로 마음을 향하게 되면 그것이 그들에게 오랫동안 이익과 행복이 되기 때문이다.”

무조건 해탈과 깨달음이라는 것을 향해 간다고 가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회의가 들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어지고 확신이 서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고 간사한 중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셨기에 부처님도 천안통을 빌려 제자들에게 수행에 필요한 당근을 보여 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대에도 조금만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 보면 발심이라는 군불을 지펴 줄 많은 지혜와 가르침을 구할 수 있다. 마음공부가 잘 되기를 바란다면 열정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장 스님 서울 대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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