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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차담법담] 47. 편견

기자명 법보신문

삶이란 편견들 속 소통 과정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견해는 일종의 편견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편적 견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진 견해일 뿐 이것도 엄밀히 말해 절대적인 견해라고 할 수는 없다.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나라와 민족 사이에는 이렇게 견해의 차이가 있고 이러한 견해의 차이 때문에 서로를 혹은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한다.

요즘 사회적으로 여러 정치적 문제 때문에 시끄럽다. 이런 현상은 나라의 역사와 함께 항상 있어왔던 문제지 요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사람마다 견해는 다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살다보면 내 견해를 고집하는 것도 괴로움의 원인이 되고 내 견해를 버리고 상대방의 견해를 따르는 것은 더욱 괴로운 일이 된다. 우리는 간혹 갈등을 피하기 위해 조건적으로 상대방의 견해를 인정하거나 관심두지 않는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잠시나마 평화스런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며 ‘포용과 배려’라는 이름하에 사회에 필요한 미덕으로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진 견해는 그 때 상황에서 보면 옳고 그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옳고 그름은 정해져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한다. 옛날에는 옳았던 것이 지금은 맞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는 옳고 어떤 상황에서는 틀릴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판단하는 자신의 주관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추진해 갈 때 가장 힘든 부분은 그것이 유익한 것이든 해로운 것이든 많은 편견들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대와 상황이 바뀌어 새로운 방법을 필요로 하여 시도 할 때 기존의 방법들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은 온갖 논리와 사례를 들어 새로운 방법을 기필코 저지하려 한다. 어느 부분은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어느 부분은 기우에 해당할 수도 있다. 만약 스스로 생각하는 목적을 성공적으로 성취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이런 편견들의 압박과 장애에 굴하지 않는 노력과 결실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입증해 나가야 한다.

아마 우리 각자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할 때 우리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편견과의 싸움일 것이다. 나의 꿈이 누군가에게는 편견으로 보일 것이고 다른 사람의 꿈이 나에게는 편견으로 보일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해 속상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잘 몰라 상대방을 오해하거나 미워한다.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원망하기 전에 먼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과 자신 또한 자신만의 편견에 갇혀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삶이란 결국 사람들이 가진 편견, 자기 자신이 가진 편견들 속에서 소통해 가는 과정이며 또 그러한 편견으로부터 점차 자유로워지는 과정이어야 한다. 

지장 스님 서울 대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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