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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차담법담] 52. 공부의 비결

기자명 법보신문

원하는 바 이루려면 지혜·믿음·노력 필수

해외로 공부하러 가고 싶은 한 후배 스님이 있었다. 이따금 잊고 있다가 만나게 되면 차 한 잔하며 서로의 인생 계획도 주고받고 그러면서 꿈을 꾸듯 각자의 사는 모습을 그려 보곤 했다. 어느 날 그 스님 방엘 찾아간 적이 있었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런지 방안 한 쪽 벽면에 온통 책으로 꽉 채워져 있었는데, 그 중 절반의 책들이 영어 공부에 관한 서적들이었다.

“스님은 영어를 무척 잘하시겠어요?”
꽂혀 있는 책들로 미루어 상당한 수준이 아닐까 추측되었다.
“저에게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영어입니다. 외국에 가서 공부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줄 알아야 되는데 해도 해도 안 되는 게 영어인 것 같습니다.”
“아니 이렇게 많은 책을 보셨는데 아직 영어를 잘 못하신단 말입니까?”
“못하니까 책을 이렇게 많이 산거지요. 이렇게 공부하면 정말로 빨리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책들이 많아서 그 때마다 그 책들을 다 사서 봤는데 저에게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어떤 효과가 있으니까 그렇게 책으로 나오지 않았을까요?”
“글쎄요. 저는 아직도 제가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해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장 스님도 전에 영어 공부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셨습니까?”
“저도 영어를 그다지 잘 하지는 못합니다. 그나마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별로 기억나지는 않아요. 저 같은 경우는 그냥 원시적인 방법으로 했습니다. 단어나 문장을  무조건 외우고 틈나는 대로 써먹으려고 애를 썼지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많이 알고 있어야 되니까 외운 것이고, 활용해야 내 것이 되니까 자주 원어민들과 대화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스님도 그렇게 한 번 해보세요.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겁니다.”

“시간이 없어요. 쉽고 빨리 영어를 배워야 되는데 그렇게 하면 온통 영어 배우는데 시간을 다 할애해야 되잖아요.”
“아무리 신통방통한 방법이 있다 해도 기본적인 것은 있기 마련이지요. 단어를 모르는데 들릴 리도 없고, 또 말하고 싶어도 할 말이 없겠지요. 하나라도 꾸준히 하셨다면 지금쯤 성과가 있었을 건데요.”
“그렇긴 하네요. 영어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어떤 것이라도 그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 것이지요. 이제는 스님 말대로 그냥 학교에서 공부하듯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어느 면에서 보면 기도하는 것이 영어 공부하는 것보다 덜 힘든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든 제대로 효과 있게 하려면 일단 원리와 방법을 알고 꾸준히 노력해야 되고 그리고 열의와 확신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을 갖추지 않고 어떤 결과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정말로 피곤한 일이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어떤 목적을 성취하려면 지혜와 노력, 믿음이 있어야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수행에 있어서도 이러한 사실은 더욱 분명히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지장 스님 서울 대원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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