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불사 성공하면 59곳 사암 원만 추진
북의 단청 불사 의지는 어느 정도일까.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방북한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 방북단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근 발행된 「로동신문」에 '전통문화재인 사찰의 단청 불사에 최선을 다하라'며 교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단청 불사에 대한 북의 의지가 어느 정도 강한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에서는 고 김일성 주석이나 김 국방위원장이 방문한 사찰에는 언제 다녀갔고 당시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에 관해 기록해 홍보판을 세운다. 이는 두 지도자의 말과 행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평불협 방북단과 조선불교도연맹 지도자들이 북의 9개 사암을 둘러볼 때에도 당의 문화재관리총국 관계자 그러니까, 북의 단청 전문가들이 동행해 평불협의 단청기술자 김성룡 거사와 남북의 단청 기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 동안 북은 남쪽 불교계에 단청 불사를 지원해 줄 것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그러나 평불협 방북단이 방북했을 때와 같이 문화재관리총국 관계자가 동행해 직접 사암을 답사하거나 북 사찰의 단청 현황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한 적은 없다. 조선불교도연맹이 지난 10월 남 불교계와 연쇄 회동하면서 내놓은 '북반부 사찰 단청지원과 관련한 자료'에는 단청 불사가 필요한 각 사찰의 동 수가 몇 개인지, 필요한 안료의 양은 얼마인지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결론적으로 북의 단청 불사 의지는 그 어느 분야의 남북 교류 사업보다 성사시키려는 의욕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남북 불교의 실질적인 첫 전통문화교류를 의미하는 북 단청 불사 지원 사업의 첫 단추는 2003년 3월 시작되는 '평양의 법운암 단청'이다. 법운암 단청이 중요한 것은 북의 59개 사암에 대한 단청 지원 불사의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법운암은 평양 만경대 구역에 위치하고 있어 한 해 평균 300만명 이상의 북 관광객과 외국인이 다녀가는 곳이다. 법운암 단청이 마무리되면 평양의 어지간한 사람들은 모두 남쪽 기술로 장엄된 단청을 관람하면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운암의 단청 불사를 원만하게 회향한다면 다른 지역에 있는 북 사찰의 단청 불사 역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타 평불협 회장 스님은 '문화재기술자급의 우수한 인력이 질 좋은 안료로 법운암 단청 불사를 마무리해야 이후 불사나 교류 역시 부드럽게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운암의 단청 불사에는 대략 4000여 만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운암 단청 불사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통일부나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불사 재원을 마련하는 데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김석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과장은 '어차피 북 사찰의 단청 불사를 추진하려면 정부의 힘(지원)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북 사찰의 단청 지원 불사에 단체와 종단이 질서정연하게 참여하기 위한 의견 조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학종·남배현 기자
1단계 단청 사암명
사 암 명 건물수 단청면적(㎡)
법운암 4 1,108
룡화사 1 1,500
동금강암 1 840
법흥사 3 1,102
법련사 3 2,410
안국사 3 4,825
보현사 9 11,013
상원암 2 1,035
불영대 1 770
하비로암 2 854
금강암 1 441
능인암 1 560
계조암 1 1,008
화장암 1 678
축성전 1 1,020
보궐사 1 2,880
양화사 5 2,693
만년사 1 700
성불사 6 5,052
심원사 6 2,880
귀진사 3 2,028
강서사 1 640
송철암 1 520
고정사 2 958
월정사 4 3,372
자혜사 1 1,100
관을사 1 910
안화사 2 2,562
2단계 단청 사암명
사 암 명 건물수 단청면적(㎡)
표훈사 6 3,529
보덕암 1 280
정양사 2 1,960
보문암 1 1,134
명적사 2 1,300
령죽사 1 350
보현사(안변) 5 3,110
불지암 1 539
동문사 1 1,085
천주사 2 11,010
서운사 2 704
개원사 1 840
금강사 6 2,138
심원사 3 2,406
흥복사 2 2,080
룡흥사 4 4,761
귀주사 1 1,080
지흥사 2 1,900
안불사 2 2,312
정광사 3 3,390
광제사 3 2,460
동덕사 1 1,000
가후사 2 1,020
량전사 3 4,240
청계사 2 1,740
관해사 2 1,770
쌍계사 3 1,744
개심사 4 3,000
만수암 3 1,194
원명사 3 2,360
중흥사 2 1,840
이학종·남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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