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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생명 보호 위한 이색 명함 눈길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0.07.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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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짝꿍명함 만들기 캠페인

멸종위기동물 22종과 짝 맺고 후원금도 기부
콩기름 잉크·재생용지로 제작…“소중한 실천”

 
희망제작소가 진행 중인 멸종위기동물 짝꿍명함.

전 세계적으로 300쌍 정도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1급종 넓적부리도요새. 이 새는 17cm의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대륙을 종단하는 강인함을 지녔다. 2004년 새만금 갯벌에서 발견되면서 새만금이 이 새의 중간기착지로 확인되기도 했다.

최근 넓적부리도요새가 짝꿍을 맺었다. 바로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가 넓적부리도요새의 짝꿍이다. 박 이사의 명함에는 “작지만 멀리 나는 넓적부리도요”라는 문구와 넓적부리도요새가 그려져 있다. 친환경 재생용지로 만들어진 이 명함은 희망제작소에서 6월부터 대중캠페인으로 실시 중인 ‘짝꿍명함’이다. 짝꿍명함은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멸종위기동물들과 짝꿍을 맺고, 친환경 재생용지 명함에 짝꿍을 새겨 사라져 가는 생명을 알리고 홍보하는 한편 동물보호단체에 후원금을 내는 생명살림의 작은 실천이다.

희망제작소 정기후원회원이 된 후 명함 제작비를 부담하면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동물 22종의 동물 그림과 원하는 문구를 명함에 새길 수 있다. 명함 종이는 인더페이퍼에서 기부하는 친환경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잉크는 식물성 콩기름이 쓰인다. 명함을 만든 회원들이 낸 후원금의 20%는 ‘습지와 새들의 친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세계야생동물기금’에 자동 기부된다. 기부금을 지원하는 곳은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동물보호에 주력하고 있는 단체 3곳을 집중 지원한다는 희망제작소의 방침에 따라 선정된 것이다.

특히 짝꿍명함을 사용하면 멸종위기동물에 대해 공부하고 같은 짝꿍을 맺은 이들과 여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cafe.naver.com/bestfriendproject)에 참여가 가능하다. 또 짝꿍명함 제작 시 매장 전시를 요청할 경우 매장 한 쪽에 직원 사진과 짝꿍 동물 모습이 담긴 조형물을 제작, 전시해주기도 한다.

짝꿍명함의 시작은 2008년 희망제작소 소속 연구원들이 명함에 짝꿍인 멸종위기동물의 이름과 모습을 새기면서부터다. 그러다 연구원들의 명함을 받은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좋고 동참을 희망하는 시민이 늘면서 캠페인으로 확대된 것이다. 희망제작소 이재흥 연구원은 “일상 속에서 손쉽게 접하는 대상으로 좀 더 실천적이고 참여적인 생명보호활동을 고민했었다”며 “명함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흔히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 이름과 모습을 명함에 담아 동물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짝꿍명함 캠페인에는 8곳의 매장과 일반시민 100여 명이 동참 중이다. 업체 전체가 짝꿍명함을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짝꿍명함을 벤치마킹해 직접 만드는 시민사회단체도 생겼다. 마리&M 미용실 역시 전 직원이 짝꿍명함을 사용하고 친환경 미용용품 사용 등 실천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짝꿍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까지 추진하고 있다. 매장 내 작은 커피숍에서 짝꿍기금 모금함을 설치했던 경기 고양시 데이엔라이프 미용실 직원들도 모두 짝꿍명함을 구비했다.

 
짝꿍명함 신청자와 짝꿍 동물들의 사진을 전시한 것.

데이엔라이프 박혜영 매니저는 “직원들이 건네는 명함의 짝꿍동물들에게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다”며 “미용실이다 보니 타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도 짝꿍명함 하시겠다는 분이 많다”고 밝혔다. 희망제작소는 6월 1일 명함 신청 사이트(support.makehope.org)를 오픈, 멸종위기동물 선택에서 신청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했다.

희망제작소 이재흥 연구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생물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짝꿍명함은 이런 멸종위기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행동”이라며 “종위기동물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모든 생명들로 그 캠페인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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