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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 사지로 내몰리는 생명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0.07.19 16:58
  • 댓글 0

물고기 떼죽음…철새들 터전 잃고 쫓겨나

14일, 여주보에서 치어 1000마리 폐사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생사 기로에 놓여

 
강을 살린다는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간 물고기 떼. 바닥에 즐비하게 늘어진 물고기 사체 뒤로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출처=운하백지화국민행동

이명박 정부가 강행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강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생명들이 죽거나 쫓겨나고 있다.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4대강을 찾던 철새들이 줄었다. 그리고 세계의 멸종위기식물인 단양쑥부쟁이는 뿌리 채 뽑혔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4대강 범대위)’는 지난 7월 14일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여주보 공사 현장 인근을 모니터링 하는 도중 떼죽음 당한 물고기를 발견했다. 4대강 범대위는 “오전 10시경 남한강 4공구 여주보 공사 현장 인근 약 2㎡ 크기의 웅덩이 2곳에서 피라미 등의 치어 1000여 마리가 폐사된 현장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번 물고기 집단 폐사는 지난 4월 여주군 능서면 내양리 일대에서 역시 준설 공사로 인해 물고기 1000여 마리가 죽은 것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정부는 “폐사한 물고기는 1000여 마리가 아니라 30마리 정도이고, 죽은 물고기 가운데 멸종위기종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폐사한 물고기 중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2급인 ‘꾸구리’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치어들이 떼죽음을 당한 지점은 여주보 공사 현장과 200m 남짓 떨어진 상류 지역으로, 준설을 위해 설치한 가물막이 안쪽에서 폐사한 물고기들이 발견됐다. 준설 현장으로 유입된 치어들이 물이 마르는 과정에서 말라 죽은 셈이다.

이에 대해 4대강 범대위는 “현재 남한강 일대에서 진행 중인 반체절(半體切) 준설 공법은 하천의 일부 구간을 가물막이로 막고 물을 뺀 상태에서 진행한다”며 “공기를 단축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가물막이에 갇혀 어류의 집단 폐사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으로 철새들도 쫓겨났다.‘한겨레’는 최근 환경부의 ‘2010년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 보고서를 분석,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곳에서 지난해 관찰됐던 철새가 사라지거나 10분의 1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청둥오리, 쇠오리, 고니 등 물새류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천연습지가 있는 구미 해평에서는 지난해 55마리가 발견됐던 천연기념물 원앙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한겨레’는 4대강 전 구간에서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올 겨울 철새들이 다시 찾아올 경우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던 남한강 일대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돼 보전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수리부엉이는 여주 부처울 습지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며 어미와 새끼 두 마리가 발견됐다. 멸종위기식물 단양쑥부쟁이도 4대강 공사를 피해갈 수 없었다. 굴삭기가 단양쑥부쟁이의 서식지를 파헤쳤다. 국민의 비난을 받은 정부가 뒤늦게 다른 곳으로 이식한다며 맨손으로 단양쑥부쟁이를 뽑아 또 다시 비난을 면치 못했다.

맹꽁이 역시 4대강 공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부산시와 환경부는 지난 7월 6일 부산 낙동강변 삼락둔치 맹꽁이의 서식지를 없애고 대체 서식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식지를 옮기기 위해 맹꽁이를 채집하는 과정에서 덫에 걸려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 맹꽁이를 방치,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4대강에서는 여전히 24시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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