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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 속 치열한 친환경 삶 기록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0.08.02 14:30
  • 댓글 0

『노 임팩트 맨』/콜린 베번 지음/이은선 옮김/북하우스

 
뉴욕 한복판서 1년 동안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한 콜린 베번은 우리에게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사진은 다큐영화 ‘노 임팩트 맨’ 스틸.

연일 폭염과 집중호우가 번갈아 이어지고 있다. 기온이 오르고 사계절은 자취를 감췄다.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졌다. 지구온난화다. 인간들이 온갖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며 사는 동안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난화가스의 영향 탓이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산다. 유엔에 따르면 날마다 18만여 명이 도시로 거처를 옮긴다. 그리고 온난화가스는 도시에 사는 인간들에 의해 주로 배출된다.

대중교통을 포함한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육식을 하지 않는다면?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는다면 어떨까? 환경에 ‘임팩트(영향)’를 주지 않고 사는 생명살림이 과연 가능할까.

역사 분야 저술가이며 환경에는 문외한인 콜린 베번이『노 임팩트 맨』을 통해 해답에 가까운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그런 삶의 방식이란 어떤 것일까? 그는 환경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한다.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고 자전거 마니아가 된다. 급기야 전기를 끊는다. 나아가 어린 딸과 쇼핑과 커피를 사랑하는 부인까지 이 1년 프로젝트에 동참시킨다. 그가 바로 ‘노 임팩트 맨’이고 책은 그가 뉴욕 한복판서 벌이는 치열한 생명살림의 실험노트다.

그의 첫 번째 시도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한 번 쓰고 나면 쓰레기통으로 직통하는 일회용품을 제로로 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프로젝트 첫날 눈을 뜨자마자 키친타월에 코를 푸는 자신을 발견하고 좌절한다. 코를 풀고 딸 기저귀를 종이기저귀로 갈아주고 우유를 준비하는 동안 세 번씩이나. 스스로의 동력을 이용해 이동한다는 규칙도 첫날 생각 없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후 뒤늦게 깨닫는다. 문명의 이기에 젖은 습관으로 일대 혼란을 겪으며 좌충우돌하며 그의 가족은 점차 변화해 간다.

심지어 TV를 없애고 테이크아웃 음식 대신 유기농 식단과 채식을 시작한다. 로컬 푸드를 직접 찾아 요리하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포장하는 일회용 종이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는 피자를 군침만 삼킨다. 그는 수차례 좌절한다. 도시 한복판서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난 별종이 돼가고 있다. 나도 가끔은 사탕도 먹고 싶고, 비행기를 타고 버뮤다로 떠나고 싶고, TV 앞에서 시체놀이도 하고 싶다.”

그러나 그와 가족은 TV가 사라지고 요리를 직접 하면서 보다 많은 시간을 갖고 대화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행복해지는 가족을 다시 발견한다. 그런가하면 주어진 자원을 덜 쓰며 지구에 악영향을 되도록 주지 않고 사는 일의 보람도 찾는다. 또 그 스스로도 세탁기와 커피 등 절대 버릴 수 없는 삶의 방식도 있음을 고백한다. 이로 인해 지금 우리의 삶이 지구를 오염시키는 여러 가지 문명의 이기에 젖어 쓸데없는 습관에 물들어 있는지 알게 한다.

“사람들은 이런 삶이 뭐가 가장 힘든지 알고 싶어 한다. 포장된 제품을 안 쓰는 건지, 냉장고 없이 살아야 하는지. 다 틀렸다. 가장 힘든 일은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그의 모든 시도는 단순한 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북극 얼음이 너무 빨리 녹아 먹이를 찾으러 나선 북극곰들이 몇 백 킬로미터나 멀어져버린 얼음 사이를 헤엄치다 익사한 기사가 발단이었다. 우리가 태우는 숱한 화석연료 때문에 하늘이 온실가스로 뒤덮이고, 기온이 높아지고, 만년설이 녹고 북극곰들이 먹이를 구할 수 없어 서로 새끼를 먹는 처지가 된 점에 절망한다. 우리의 삶의 방식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때문에 그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의 방식을 직접 실험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살면 만족스러울까. 아니면 분통이 터질까. 우리는 모두 씀씀이가 헤픈 소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일까. 그는 자신과 같은 삶의 방식을 강요하진 않는다. 그러나 간절히 호소한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한 배에 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바닥에 구멍이 뚫리지 않게 서로 돕지 않으면 다 같이 침몰하게 될 것이다.”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값 1만 5000원.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 노 임팩트 맨 7단계 프로젝트
1. 쓰레기 만들지 않기
2.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기
3. 우리 고장에서 난 음식 먹기
4. 쓸데 없이 소비하지 않기
5. 집 에너지 줄이기
6. 물 아끼고 오염시키지 않기
7. 사회에 환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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