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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돕기 공동캠페인] 네팔법당 용수사 주지 우르겐 라마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10.08.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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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포교 5년…부모님 투병 소식에 충격

아버지는 네팔서 만다라 전통 이어온 스님
병원비 없어 치료 포기하고 진통제만 복용

소규모 공장 밀집 지역인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네팔법당 용수사. 서울 능인선원 이주민 사업팀인 한국 YBA의 지원으로 지난 2006년 문을 연 이곳은 5년 만에 한국 속의 작은 네팔로 자리매김했다. 공장이 문을 닫는 주말이면 법당을 찾아와 본국에서 이운해 온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고, 네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눈다.

생활이 어렵거나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마음이 지쳤을 때도 이들은 법당부터 찾는다. 단지 네팔법당이라서가 아니다. 용수사가 문을 열 때부터 주지 소임을 맡아 항상 법당에 상주하며 이주노동자들의 안위를 보살펴 온 우르겐〈사진〉 스님(라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불교가 생활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네팔 불자들에게 자국의 스님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안을 준다. 뿐만 아니라 우르겐 스님은 상담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신행 생활을 지도하는 한편,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달려가 돕는 등 이들이 한국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 스님 가운데 자국 노동자들을 위한 포교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우는 우르겐 스님이 유일하다. 때문에 우르겐 스님도 한국에서 내팔 이주민들을 보듬어야 하는 본인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최근 들어 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본국에 계신 속가 부모님의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생활을 이어가는 것조차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네팔 불교는 출가를 해도 부모자식간의 인연은 변함없이 이어진다. 스님이 된다고 부처가 되는 것은 아니며,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의 과정에서 부모자식 간의 인연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우르겐 스님 집안은 대대로 만다라를 통해 네팔 불교 미술의 한 축을 담당해 왔으며, 속가라고는 하지만 우르겐 스님의 아버지 역시 네팔에서 만다라 전통을 잇는 스님이다. 그러나 평생 만다라를 그리며 참선을 해왔기 때문에, 오른쪽 어깨의 연골이 닳고, 비뇨기 계통에 문제가 생긴 데다 15년 간 앓아온 신부전증마저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되어 거동이 어려운 상태다. 더 이상 만다라를 그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어머니조차 지난 해 전기에 감전돼 그 후유증으로 일을 하지 못해, 치료비는커녕 생활비조차 마련할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 처해있다.

우르겐 스님이 용수사를 운영하며 한국 YBA로부터 운영비 겸 용돈으로 매달 받는 50만 원을 쪼개고 쪼개 치료비로 보내고는 있지만, 네팔은 의료시설이 열악한 만큼 병원비와 약값도 비싼 까닭에 스님이 보내는 돈은 진통제를 사기에도 부족한 액수다. 더욱이 스님은 그동안 자신의 용돈을 모두 털어 어려운 상황의 이주민들을 도와왔기 때문에 모아둔 돈도 없다.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해 답답하고 죄송할 뿐이죠. 제가 네팔에서 아버지가 해왔던 것처럼 만다라를 그리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우르겐 스님은 이미 만다라를 전수받은 계승자다. 지금은 만다라보다 이주민 포교에 전념하고 있지만, 막상 부모님의 소식을 접하고 나니 복잡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한국에 있는 네팔 불자들을 생각하면 이런 저런 고민도 금새 사라진다”며 우르겐 스님은 “어디서든지 내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는다면 그것이 곧 부처님 뜻 아니겠냐”고 애써 미소를 보였다.

현재 우르겐 스님의 부모님은 병원비가 없어 아직 제대로 된 진료나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네팔 불자들의 안식처 용수사에서, 우르겐 스님의 포교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 불자들의 도움이 간절하다. 농협 032-01-183035 (주)법보신문사 02)725-7014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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