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한 변명] 국민의 명령
[생명을 위한 변명] 국민의 명령
  • 법보신문
  • 승인 2010.09.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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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들의 아픔 느낀 눈물이 필요
권력의 희생양 늘어날수록 두려워해야

“지금 우리는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 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한다.” “편안히 쉬기를 바란다. 명령한다.”

천안함 침몰 희생자 46명에 대한 대통령의 눈물겨운 추모연설 요지다. 5.18국립묘역 영안실을 나오면서 머리를 한껏 뒤로 젖히고 호탕하게 웃던 환희에 찬 대통령의 웃음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필자는 천안함 희생자의 이름을 한명 한명씩 호명하며 훔치는 대통령의 눈물이 종교적 신앙에 기초한 장로의 눈물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편의 일상적인 격려를 받고 사는 대통령의 눈물은 독실한 눈물이리라.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찾아내지 못한” 대통령의 직무해태로 말미암은 시퍼런 장병들의 희생과 대통령의 눈물로 오늘날 G20을 개최하는 데까지 이르렀으니, 눈물효과는 사기가 아니다. 충직하고 우직한 하사관의 보호 아래 권력과 돈의 기쁨을 질펀하게 거두어 가는 하나님의 나라에 필요한 것은 눈물 하나면 된다.

태평양을 건너 조선에 들어 온 선교사들의 기도문을 보면 코리안 드림은 눈물로 이루어진다. 이들의 눈물겨운 기도로 이루어진 나라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으니, 국가인권위원회 인원축소가 문제 될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대통령의 눈물겨운 통성기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눈물을 흘릴 일이 많은 나라이니 그가 거둘 기쁨을 생각해서라도 눈물로 씨 뿌리는 일을 멈추지 말라는 말이다.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돌려보면 대한민국은 노다지다. 삶의 전선에서 내몰려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회적 약자들과 산재사고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름 없는 서민들의 숫자도 보고 받아서 일일이 챙겨보기 바란다. 500만 노무현 추모국민이나 친노 세력도 미워할 것 없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걱정할 것 없고, 촛불도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아침이슬 부르며 흘렸다는 눈물이면 축복이 넘친다고 시편이 가르치고 있으니, 장애인을 만나든, 시장 상인을 만나든, 유가족을 만나든, 어떤 자리에서든 유감없이 눈물을 흘리면 된다.

악어의 눈물이든 양치기 소년의 눈물이든 눈물이면 효과가 있다.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찾아내지 못하면 못 할수록 좋다. 잘못된 판단, 잘못된 정책, 강행, 왜곡, 거짓과 술수, 외면, 비틀린 사회구조와 시스템, 양심의 부재, 이포보 농성자들에게 하루 300만 원의 벌금 등 돈의 강도가 세면 셀수록 좋다. 국가권력과 정책의 희생자 수를 가능하면 늘려야 한다. 늘리면 늘릴수록 창고는 넘쳐날 것이다.

전제는 눈물이다. 보기에 초라하고 불편할수록 효과가 좋다. 진정성은 전혀 고려할 것 없으니 당당하게 흘리는 눈물이면 된다. 하나 충고하자면 손수건은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 날 것이 훨씬 낫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은 주권자의 명령이니 유념하기 바란다.
“지금 국민은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 빠져있다.” “주권자인 국민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한다.” “계속 눈물을 흘리기 바란다. 명령한다.”

정호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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