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협회장 지현)가 10월 20일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창립 1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불교 호스피스의 발전과 나아갈 방향’ 학술세미나에서 특별강연자로 나선 대만 불광산사 남화대 생사학과 교수 혜개〈사진〉 스님이 “불교의 근간을 이루는 윤회사상이야 말로 불교호스피스 발전을 이끌 원동력”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혜개 스님은 ‘죽음의 존엄’ 주제 강연을 통해 “호스피스는 바로 환자 임종 순간에 영성의 보살핌과 지도”라며 “우리가 말하는 사망의 의미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며(Dying), 그렇기 때문에 왕생기도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죽음의 과정에서 심신이 퇴색되는 순간은 우리가 염불 등의 기도를 통해 죽음의 질을 높이고 망자의 존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최후의 기회가 된다”며 “임종 시에 어떤 마음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불국토에 왕생하거나 육도 환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불교 호스피스는 망자가 모든 인연과 집착을 내려놓고 다음 생을 맞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 스님은 “경전독송 및 염불은 임종자가 망망한 생사의 큰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고 순조롭게 다음 생으로 전환하거나 상생, 왕생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혜개 스님은 특히 “불교 호스피스는 윤회설에서 비롯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스님이 말하는 윤회설은 불교 생사윤회설에 속할 뿐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대 서양철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다.
혜개 스님은 “초기 기독교의 구약과 신약의 성서에도 윤회에 대해 기록되어 있었으며 적지 않는 기독교인들이 전생과 내생을 믿었다”며 “553년 로마 로마 천주교회 콘스탄틴 대공회에서 윤회설을 이단으로 판결함에 따라 서방에서 윤회설의 전래가 끊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스님은 “근래에 이르러 다시 심리상담이나 정신치료 영역에서 전생과 현생에 대한 임상 보고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혜개 스님은 “현대인은 고령화와 장수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불교계가 호스피스를 통해 올바른 죽음관 확립에 앞장선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기반은 윤회사상의 연구와 확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