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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신행·복지 함께하는 사찰공동체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10.10.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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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명법사 ‘행복한 은행’
신도들 보시금이 적립기금
담보 없어도 회수율 높아

평택 명법사 신도로 매주 토요일마다 평택역에서 노숙자 및 소외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이끌어 온 김 모 거사. 그는 3년 전 사업이 위기에 봉착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은행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명법사가 운영하고 있는 ‘행복한 은행’. 행복한 은행은 그에게 무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려줬고, 김 거사는 이를 기반으로 다시 사업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행복한 은행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이는 김 거사 뿐 아니다. 명법사복지재단 산하 시설에서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팔을 걷어붙이고 봉사에 나서는 한 보살도 전세금 대출이 막막한 상황에서 행복한 은행을 통해 1억 원을 빌려 위기를 극복했다.

행복한 은행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이들은 “평생을 노력해 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는 위기의 순간에서 오로지 나 하나만을 믿고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빌려준 것 자체가 다시 일어설 힘과 의지를 심어줬다”고 입을 모은다.

명법사(주지 순형, 총무 화정)가 2007년 개설해 운영해 오고 있는 ‘행복한 은행’은 명법사와 인연 맺은 이들을 위한 금융 프로그램이다. 필요한 돈을 빌려준다는 점에서 ‘대출’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담보도 없고 이자나 차용증도 없이 말 그대로 서로에 대한 신뢰 하나를 기반으로 필요한 자금을 빌려준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명법사의 오랜 신도로 신심 깊은 불자 가정이나, 각종 복지 현장에서 보살행을 실천해 온 봉사자들이 경제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아무런 조건 없이 필요한 금액을 융통해 줌으로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지난 4년 간 행복한 은행을 통해 도움을 받은 사람만 벌써 50명이 넘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아무런 조건 없이 빌려주고 있지만 회수율이 100%에 가깝다는 것. 행복한 은행을 통해 도움을 받은 이들이 고마운 마음을 보태 이자까지 함께 보시하고 있는 덕에 오히려 자금이 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행복한 은행의 기반이 바로 신도들의 보시금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전국에 유례가 없을 독특한 신도 복지 프로그램 행복한 은행은, 명법사 총무 화정 스님이 ‘행복한 사찰 공동체’를 조성하고자 고안해 냈다. 신도들이 어렵고 힘들 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그동안 신도들이 올린 보시금을 꼼꼼하게 모아 행복한 은행 설립을 준비한 것.

처음에는 9000만원부터 시작했다. 금융 자본으로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화정 스님의 뜻에 동감한 이들이 잇따라 행복한 은행 기금 마련에 동참하면서 금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여기에 행복한 은행을 통해 도움을 받은 이들이, 또 다른 신도들이 혜택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탠 금액까지 더해져 탄탄한 규모의 금융복지 프로그램으로 완성된 것이다.

보시금 한 푼도 헛되게 쓰지 않는 화정 스님에 대한 신뢰도 그 원동력이 됐다. 스님은 모든 보시금을 행복한 은행, 명법사복지재단, 재난·재해지원을 위한 지원금 등으로 분류, 꼼꼼히 기록할 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데 있어 서도 숨김이 없다. 특히 행복한 은행은 독립된 자금으로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철칙으로, 명법사 신도이자 금융업계 종사자인 강병모 거사에게 지점장을 맡겼다.

화정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소외이웃들을 위한 보시행을 실천해 온 불제자들이 어려운 순간에 봉착했을 때, 불교가 이를 보듬어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한 은행을 준비했다”며 “신행과 봉사, 복지로 끈끈하게 이어진 사찰 공동체야말로 새로운 불교 미래를 개척해나갈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택=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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