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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茶담法담] 89.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시련은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

슬럼독이라는 영화의 주인공 자말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백만장자가 되는 퀴즈쇼에 출연한다. 새로운 문제가 나올 때마다 그 문제에 관한 가슴 아픈 사연이 생각나 정답을 쉽게 맞힐 수 있었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은 천민 출신의 차배달꾼인 그가 많은 문제를 맞춰가자 퀴즈쇼의 진행자는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그를 믿을 수가 없어 사기를 치고 있다고 하면서 그를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의 모진 고문에도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그러면서 문제와 관련된 사연이 하나씩 소개된다.

진행자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은 그는 자신이 모든 문제를 다 풀어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마치 정해진 운명이라고 믿게 된다. 자신이 살아온 길이 모두 퀴즈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의 결백이 밝혀지고 다시 방송에 나가게 된 자말은 마지막 문제를 앞에 두고 있었다. 정답을 알지 못해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찬스를 이용해 형에게 전화한다. 유일하게 알고 있는 번호가 형의 번호였기 때문이다.

마침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형은 동생이 사랑하는 여인 라티카에게 자신의 전화기를 주고 라티카를 탈출시킨 뒤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라티카와 통화하지만 라티카도 정답을 모른다고 하였다. 결국 모든 것이 운명이다라고 믿고 있던 자말은 망설임 없이 일번을 선택한다.

예상대로 그는 정답을 맞추게 되고 드디어 백만장자가 된다. 뿐만 아니라 헤어진 후 한 순간도 잊지 않았던 애인 라티카와 재회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인도에서 천민들의 삶을 리얼하게 소개하고 있어 인도를 여행해본 사람들은 모든 장면이 마치 자신들의 경험처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영화의 줄거리는 정말로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질 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퀴즈쇼는 아니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이와 비슷한 상황은 일어날 수 있다.

사회에서 모진 시련을 견디고 성공과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오늘의 성공과 성취를 위해 그동안의 경험이 나름대로 이유와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고생을 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들이 경험한 내용은 분명 그들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살과 뼈가 되었을 것이다. 성취를 이룬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마 자신들이 거쳐 온 경험과 시련을 성공에 이르게 한 운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은 수행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수행과 우리의 삶이 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수행 따로 실생활 따로 이다. 하지만 큰 시각으로 우리의 삶을 보면 수행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순간은 없었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간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일어나는 일 같아도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은 분명히 나름의 조건과 원인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세상이 변하고 매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또한 우리는 보다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지금 여기가 다가 아니고 또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준비하고 만들기에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노력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지장 스님 초의명상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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