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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도소와 종교 강요

기자명 법보신문
  • 법보시론
  • 입력 2010.12.13 13:32
  • 수정 2010.12.13 18:04
  • 댓글 0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 중국은 물론 러시아, 미국, 더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술렁거린다. 대한민국의 모든 눈과 귀가 연평도와 북한에 있다. 대단한 북풍이다. 태풍급이다.


지난 12월 1일 ‘문화일보’에 북풍에 묻혀버린 기사가 하나 실렸다. ‘오늘 문을 연 민영교도소 누가 수감되나’란 제목의 기사로, 경기도 여주군에 민영교도소가 문을 연다는 소식이다. 임대가 아닌 독립된 건물로 운영되는 세계 최초의 비영리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이다. 법무부 장관시절 법무부 인권국 설치 및 교도소 내 아버지 학교프로그램 장려 등 인권문제와 재소자 교화에 큰 관심을 가져온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소망교도소 설립의 주역이며 실무 총책임자라고 한다.

 

소망교도소를 운영하는 아가페 재단(이사장 김삼환 목사)의 이사이며 5남 3녀의 형제자매 중 5명이 교회 장로일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승규 전 원장은 “재소자의 영혼을 교화해 재복역율을 현재의 22.4%에서 3% 이내로 줄여나갈 것이며 재범률을 줄이려면 신앙을 통해 재소자들의 내적인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참 좋은 일이고 좋은 마음이다. 그런데 왠지 기쁘고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보다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타종교인으로서의 편협한 마음일까, 아니면 기우일까?


우리나라에서 기독교의 전도 방식은 공격적이고 투쟁적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곳에서 종교편향과 불평등을 보아왔는가. 이런 기독교계가 이제 민영교도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신앙을 통해 재소자들을 교화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반 평범한 교도소에서도 재소자들의 인권은 무시되거나 침범되기 쉬울 것이다. 하물며 ‘하나님’의 신앙을 표방한 민영교도소인데 종교 선택권이 무시되고 종교편향이 일어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온갖 규칙, 조건, 회유, 협박 등을 이용하여 기독교적 믿음을 강요할 것이다. 심히 우려된다.


소망교도소에는 누가 수용될 것인가? 기독교를 가진 재소자들만 고른다면 형평성의 논란이 제기될 것이다. 또한 그곳에 가기 위해 기독교로의 개종이 이어질 것이다. 종교와 무관하게 선택한다면 타종교 재소자들에 대한 종교편향과 인권침해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재단 사립학교에서의 찬송, 예배강요와 성경과목 이수는 익히 알려진 것들이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종교사립학교에 입학한 것이 아니므로 종교적 예배와 찬송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현실은 종교적 학습과 신앙을 강요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있었던 종교편향들은 타종교인들로 하여금 우려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지만 말이다.

 

정보가 공개되고 국민과 언론, 사정기관의 감시와 비판 속에서도 종교편향과 인권침해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더 나아가 타종교를 향한 비방과 왜곡, 적대시, 방해, 심지어 파괴와 멸망을 바라며 선동하고 실력으로 획책하는 자들이 아닌가. 그런데 재소자의 인권이 제한되고, 복종이 합법적으로 강요되며 국민여론의 감시와 비판을 넘어선 곳에 있는 교도소에서 저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합법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신앙의 강요가 인정되는 거대한 새로운 형태의 교회가 연상된다.
 

목종 스님

이제 우리가 호법을 실천해야 한다. 관세음보살님의 천수천안으로 지켜보아야 한다. 부처님의 진리가 왜곡, 유린되지 않도록. 그리고 부처님의 진리를 전파해야 한다. 복지시설, 교화시설, 군·경찰, 병원 등 제도권 내에 있는 조직과 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 노력해야한다. 전법을 통해서 자타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목종 스님 부산 대광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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