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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변화가 필요한 때

기자명 법보신문
  • 법보시론
  • 입력 2011.01.10 11:20
  • 수정 2011.01.10 11:29
  • 댓글 0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경인년을 뒤로한 채. 지난 한 해는 유난히 갈등과 반목, 불신과 고통이 많은 해였다. 선거 전후의 진보와 보수의 갈등,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으로 표출된 남북 간의 불신, 팔공산 역사공원 백지화, 통도사 역명 제외, 봉은사 땅밟기,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 등 불교와 기독교, 불교와 정치권 간의 반목, 불신, 증오…. 되돌아보면 참으로 암울한 모습들이었다.


이제 2011년 신묘년, 희망의 새해가 밝아왔다. 힘들고 어두웠던 모든 문제들이 사라지고 밝고 희망찬 새해,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소통과 이해,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소외되거나 차별받음이 없는 참으로 살만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너무 큰 바람일까? 아니다. 우리 모두가 이미 공감하고 바라는 일들이다. 우리가 자신의 마음을 열고 조금씩 노력하면 쉬운 일이다. 마치 한 겨울 연못의 얼음을 녹이기는 어렵지만 봄바람이 불어오는 춘삼월의 연못은 저절로 녹는 것과 같다.


인간은 누구나 고통을 싫어한다. 더 나은 행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미움, 증오, 갈등, 반목, 고통, 이러한 것들은 어디에서부터 오는가?


우리들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마음에 각인된 과거의 기억들이다. 바로 업식이다. 과거는 실체가 아니다. 이미 사라지고 남아있는 것은 마음속의 흔적들일 뿐이다. 이 흔적들이 현재와 미래에 새로운 증오와 갈등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흔적을 지니고 있는 자신에게도 미움과 고통을 상기시켜 준다. 여기에는 이긴 자도, 진 자도, 가진 자도, 빼앗긴 자도, 권력자도, 서민도 따로 없다. 서로 상대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라는 고통을 끝없이 재생산 하는 것이다.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없는 그 흔적들을 큰 보배나 되듯이 마음 속 깊숙이 담아두고 두고두고 되씹고 있는 것이다.


무명이고 어리석음이다. 마음의 문을 열고 희망의 빛을 비추어 어둠의 흔적들을 지워야한다.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고 참회하고 스스로 뉘우쳐야 한다. 그래야만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고 사과하고 화해하고 더불어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미래에 희망을 만들고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지금, 우리 모두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행복을 꿈꾼다. 그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자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가?


미래의 행복을 얻으려면 원하는 행복만큼 자신을 바꾸어야한다. 혹 자신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주변을 내 뜻대로 바꾸려고 하지는 않는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이 주위 사람들이나 주변의 방해 때문이라며 미워하고 반목하지는 않는지 우리 모두 자신을 성찰해보자.


신묘년 새해의 시작,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온다. 지난해의 갈등과 미움, 반목, 그것으로 인한 고통의 원인들이 별로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복지예산들을 삭감해서 4대강 예산, 형님예산으로 둔갑시킨 집권당은 자신들의 날치기 통과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이나 재벌위주, 통계위주의 경제정책, 천박한 역사 문화의식, 배타적인 종교편향기조는 그대로이다. 기독교계는 오히려 한 술 더 뜨고 있다. 타종교에 대한 비방, 왜곡, 적대행위는 영적인 전쟁이므로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종교 화합이라는 이름의 행위 역시 자신의 종교를 전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목종 스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이 변화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들을 먼저 변화시켜 지혜의 빛으로 그들을 일깨워주자. 부처님의 진리를 바르게 실천하고 전법해서 파사현정의 의지를 보여주자. 진리의 장군죽비로 무명의 어리석음을 경책하자. 떠오르는 신묘년 태양이 어둠을 몰아내듯 말이다.


목종 스님 부산 대광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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