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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왕국 부탄의 벽화, 세상과 만나다

  • 해외
  • 입력 2011.01.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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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코톨드미술연구소, 3년간 200개 사원 조사
“16~17세기 제작된 최고 수준 벽화 다수 있어”

 

▲코톨드미술연구소가 공개한 트롱사총 사원 내 17세기 벽화의 일부분. 섬세한 묘사와 유려한 선, 온화한 표정 등이 당시 부탄 불교미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 준다.

 

 

은둔의 왕국 부탄이 보물처럼 숨기고 있는 불교미술의 찬란한 단면이 세상과 만나게 될까. 부탄 정부로부터 연구·조사를 승인받은 영국의 세계적인 미술사연구소 코톨드미술연구소가 지난 3년간 부탄에서 진행한 사원 벽화 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탄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사원의 참배와 견학은 허용하면서도 사원 내에서의 사진 촬영만큼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지금까지 사원 벽화의 형태는 거의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관광안내자료 등에도 사원 내부 사진은 거의 실려 있지 않아 사원벽화의 촬영과 문서화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톨드미술연구소가 공개한 자료 속 부탄 사원의 벽화는 섬세하고 유려한 선, 그리고 아름다운 색감과 표정 등이 둔황 등 실크로드의 불교벽화에 뒤지지 않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코톨드미술연구소에 따르면 부탄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연구소 측은 지난 2008년부터 부탄 전역에 흩어져 있는 200여 곳의 사원을 직접 방문 사원에 보존돼 있는 벽화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원들이 고지대 등에 위치하고 있으며 교통 상황이 열악한 곳도 많아 조사팀은 각종 장비들을 둘러맨 채 1시간 이상 산길을 걸어가는 트레킹을 수시로 벌여야 했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리사 쉬케드씨는 사원에 남아있는 벽화는 주로 16, 17세기 작품이며 이 시기에 제작된 불교벽화 가운데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벽화가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혔다. 조사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약 50여점의 벽화를 기록했으며 세부 촬영 등을 병행, 상세한 기록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벽화에 사용된 안료의 샘플 채취 작업이 함께 병행됐다. 지금까지 부탄 사찰의 벽화에 어떤 종류의 안료가 사용됐는지에 관해서는 공식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다. 부탄 정부 역시 안료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경우 복원 등 후속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코톨드미술연구소 측은 밝혔다.


연구소 측이 이번에 공개한 자료 중에는 부탄 사원의 벽화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1648년 건설된 사원 트롱사총의 벽화는 17세기 부탄의 놀라운 예술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부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찬사를 받는 트롱사밸리에 위치한 이 사원은 네명의 부탄 왕이 각각 권좌에 오르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기도 한 만큼 지금까지도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돼 있다. 이 밖에도 탕고 사원의 17세기말 벽화, 탐싱 사원의 16세기 초 벽화 등도 벽화의 일부만이 공개 됐음에도 그 섬세한 색과 묘사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코톨드미술연구소 측은 “부탄 왕국은 종교적 연속성을 이어오고 있어 사원의 보존에는 유리했지만 화제나 수해 등의 자연재해를 비롯해 거친 자연환경은 부탄 사원의 벽화를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요소”라며 “특히 사원을 개축하거나 보수하면서 역사적인 벽화들이 덧칠되거나 심지어 벽화가 캔버스화로 대처되는 등의 안타까운 일들도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며 보존대책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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