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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기자명 법보신문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이 세상 모든 것들은 강하면 강한 대로 약하면 약한 대로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다 잘들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만든 질서라는 것은 이 자연질서를 이탈한 질서이다. 생명의 영원한 질서가 아니라 강자가 약자를 짓누르기 위한 간악한 질서이다.


조직된 폭력배들(정치꾼들)이 환상적 공동체(국가)라는 이름 아래 그들 본위로 만든 족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이 만든 이 거짓 질서를 버리고 생명의 영원한 회전법칙인 이 자연질서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 기존질서를 버리고 자연질서로 되돌아가려면 기존질서가 부서지니까 처음에는 큰 혼란이 올 것이다. 그러나 이 혼란이 지나가고 나면 지극히 평화롭게 될 것이다. 여기 이제 더 이상 지배하려는 자도 없고 또 지배당하려고 하는 자도 없게 될 것이다.


‘파괴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불가결한 요소’라는 말이 있다. 파괴란 엄청난 혼란이다. 이 혼란은 위험한 것이지만 그러나 필연적으로 우리가 치르지 않으면 안 될 혼란이라면 그 혼란은 빨리 올수록 좋은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질서의 도래도 빠르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나가 서 보라. 해 뜰 무렵은 특히 쌀쌀한 바람이 분다. 해 뜰 무렵 부는 이 쌀쌀한 바람은 그러므로 낡은 밤의 질서가 새로운 아침의 질서로 바뀔 때 낡은 것이 부서지는 그 현상이다.


▲석지현 스님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를 두려워하면 새로운 질서의 아침은 결코 밝아오지 않는다. 혼란을 두려워하지 마라. 혼란을 두려워하면 거기 썩어가는 물의 침체현상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 혼란이 두려워 현상태만을 고수하고 있다. 오늘도 편안, 내일도 편안 식의 무사안일만을 바라고 있다. 그러면 새로운 세계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단은 때려 부수고 보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새는 알을 깨버려야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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