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불교국가들 중 다종교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을 한국불교만큼 피부로 경험한 곳이 드물 터인데도 한국불교계가 아프가니스탄의 불상파괴를 남의 집에서 일어난 소란 정도로 인식한다면 이는 현실인식에 대한 심각한 망각증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종단협의회 명의의 성명 한 장으로 마치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여기고 있는 한국불교계의 이해할 수 없는 미적지근한 반응과 함께 한국정부의 형식적 대응 또한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당의 불자모임에서 형식적으로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유엔에대한 우려표명 메시지 정도로 면피를 하는 정도로는 소위 21세기 문화입국에 어울리는 자세가 아닌 것이다. 상대적으로 일본이나 태국 등 불교국가들은 탈레반 정권에 불상파괴 중단을 호소하고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불교국가는 물론이요 미국 등 서구유럽 국가들의 인류문화유산 파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한국불교계와 한국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국불교계와 한국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광기적 만행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과 규탄에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불교계는 신앙의 상징인 불상이 파괴되는 현실을 맞아 지나치게 안이한 자세를 갖고 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계가 미적지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한국정부가 적극성을 가질 리가 있겠는가. 더구나 바이얀 대불은 현장 스님의 대당서역기에도 나온 것처럼 한국불상의 모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유산이라는 점을 한국불교계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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