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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깊고 허허로워 온갖 경계 끊어진 자리

기자명 법보신문

망념이 공인 줄 알면
고통과 즐거움 경계에
집착하는 마음 안 내

 

 

▲달마대사혜가단비도. 일본 동경박물관 소장.

 

 

62. ‘깨달음의 도가 곧 마음’이라고 말한 것은


菩提卽自身心者 云何敎中說 菩提者 不可以身心得. 夫言菩提之道卽心者 乃是自性淸淨心 湛然不動. 蓋是正覺無相之眞智 其道虛玄 妙絶常境. 聰者 無以容其聽 智者 無以運其知 辯者 無以措其言 像者 無以狀其儀. 以迷人不了 執色陰爲自身 認能知爲自心 故云 菩提者 不可身心得也.


문 : ‘깨달음’이 곧 자신의 몸과 마음인데, 어떻게 ‘깨달음’이란 ‘몸과 마음으로써 얻을 수 없다’고 가르치십니까?
답 : ‘깨달음의 도가 곧 마음’이라 한 것은 ‘자성청정심’을 말하니 맑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도는 ‘어떠한 모습도 없는 올바른 깨달음의 참다운 지혜’로서 깊고 허허롭고 오묘하여 온갖 경계가 끊어진 자리이다. 이 자리는 총명해도 듣고 받아들일 게 없고 슬기로워도 알 것이 없으며, 말을 잘해도 말할 길이 없고 그림을 잘 그려도 그려 낼 수 없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 이치를 모르기에 물질을 자신의 몸으로 집착하고 알음알이를 자신의 마음으로 삼으니, 그러므로 “깨달음이란 몸과 마음으로 얻을 수 없다.”라고 한 것이다.
강설) 정각무상지진지(正覺無相之眞智)를 ‘어떠한 모습도 없는 올바른 깨달음의 참다운 지혜’로 번역하였고, 색음(色陰)은 지수화풍이란 물질로 이루어진 몸을 말한다.


63. 깨달음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중생이니


經云 佛言 菩提心者 非有非造 離於文字. 菩提卽是心 心卽是衆生 若能如是解 是名菩薩修菩提心. 是則心外無菩提 何所求耶. 菩提外無心 何所得耶.


경에 부처님께서 “보리심(菩提心)이란 있는 것도 아니요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도 없다. 깨달음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중생이니, 이와 같이 알 수 있다면 보살이 보리심(菩提心)을 닦는다고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마음 밖에 깨달음이 없으니 무엇을 구할 것이며, 깨달음 밖에 마음이 없으니 무엇을 얻을 것인가.
강설) ‘보리’는 깨달음이니 ‘보리심(菩提心)’은 ‘깨달음의 마음’을 말한다.


64. 허공의 꽃인 줄 알면 생사의 윤회가 없고


有念卽衆生 無念卽佛 云何言凡聖一等. 衆生雖起念 不覺念本無念 與佛無念等 妄墮有念中. 佛得無念 知念本無. 衆生雖現在念中 佛知念卽無念. 斯則 佛無念 與衆生無念義同. 又 以衆生不知念空 於念成事 似有差別 若實了念空 則於苦樂境 不生執受. 何者. 以境從念生. 心空則 境何有. 旣無有境 相縛自除. 能所俱空 誰生取著. 旣不取著 生死自無. 如圓覺經云 知是空華 卽無流轉 亦無身心受彼生死.


문 : 망념이 있기에 중생이고 망념이 없기에 부처님인데 어떻게 범부와 성인이 같다고 말씀하십니까?
답 : 중생이 생각을 일으키더라도, 그 생각에 본디 망념이 없어 부처님의 무념(無念)과 같은 줄 알지 못하므로, 허망하게 그 망념에 집착하게 된다. 부처님은 무념을 얻어 생각에 본디 망념이 없음을 안다. 중생이 망념 속에 나타나더라도 부처님은 망념이 곧 무념인줄 안다. 이런즉 부처님의 무념은 중생의 무념과 뜻이 같다. 또 중생은 망념이 공(空)인줄 알지 못하므로 망념에서 여러 가지 일을 이루어 차별이 있는 듯하지만, 실로 망념이 공인 줄 알면 고통과 즐거움의 경계에서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무엇 때문인가. 경계는 망념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마음이 공이라면 경계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미 집착할 경계가 없다면 번뇌는 저절로 제거된다. 능(能)과 소(所)가 다 함께 공(空)이니 누가 집착할 마음을 내겠는가. 집착하는 마음이 없다면 생사는 저절로 없다. 이를 ‘원각경’에서는 “허공의 꽃인 줄 알면 생사의 윤회가 없고 또한 생사를 받을 몸과 마음도 없다.”라고 한다.
강설) 무념(無念)은 잘못된 생각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이나 중생의 생각은 모두 연기법으로 인연이 모여 나타나는 것일 뿐 그 실체가 없는데, 이를 모르고 집착하는 생각이 중생의 망념이요 이 사실을 알고 집착이 없는 마음이 부처님의 무념이다.


범부와 성인 평등하여
과거와 현재가 같으니
깨어있으면 붓다 본다


65. 보배 연꽃에 앉아 영원한 즐거움을


最勝王經云 佛言 修菩提行者 於諸聖境 體非一異 不捨於俗 不離於眞 依於法界 行菩提行. 時善女天 白佛言 世尊 如上所說 菩提正行 我今當學. 時梵天王 問曰 此菩提行 難可修行 汝今云何 於菩提行 而得自在. 善天女曰 我今依於此法 得安樂住 是實語者 願令一切五濁惡世 無量無數無邊衆生 皆得金色三十二相 非男非女 坐寶蓮華 受無量樂. 乃至 說是語已 一切五濁惡世 所有衆生 皆悉金色 具大人相 非男非女 坐寶蓮華 受無量樂 猶如他化自在天宮.


‘최승왕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보리행을 닦는 사람의 온갖 성스러운 경계 그 바탕은 같은 것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다. 세속을 버리지도 않고 진여를 떠나지도 않으면서 법계에 의지하여 보리행을 실천한다.”라고 하니, 그때 선녀천이 “세존께서 말씀하신 보리행을 제가 이제 배웁니다.”라고 말하였다. 이때 범천왕이 “이 보리행은 수행하기 어려운 것인데 그대가 지금 어떻게 보리행에서 자재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선녀천은 “제가 이제 이 법에 의지하여 안락하게 머물 수 있으니, 이 말이 진실하다면 바라옵건대, ‘온갖 번뇌가 넘쳐나는 나쁜 세상’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이 모두다 황금빛 삼십이상을 얻어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모습으로 보배 연꽃에 앉아 영원한 즐거움을 받게 해주옵소서.”라고 말하였다. 이 말이 끝나자, ‘온갖 번뇌가 넘쳐나는 나쁜 세상’의 모든 중생이 다 황금빛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갖추어,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모습으로 보배 연꽃에 앉아 영원한 즐거움을 누리니 그 자리가 타화자재천궁과도 같았다.


강설) 보리행(菩提行)은 깨달음을 실천하는 부처님의 삶이다. 오탁악세(五濁惡世)는 ‘온갖 번뇌가 넘쳐나는 나쁜 세상’이다. 대인상(大人相)에서 대인은 부처님을 말하니 대인상은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말한다. 부처님에게 갖추어져 있는 뛰어난 용모 가운데, 몸빛이 금빛이고 치아는 하얗고 가지런하며 목소리가 하늘의 소리를 갖고 있는 등 그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 육안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서른두 가지 아름다운 모습을 ‘삼십이상(三十二相)’이라 하고, 은밀하고 미세하여 남들이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여든 가지 수승한 모습을 ‘팔십종호(八十種好)’라고 하며 이 둘을 합쳐 ‘부처님의 상호(相好)’라고 부른다. 전륜성왕도 ‘삼십이상’을 갖추었지만 ‘팔십종호’는 오직 부처님만 가질 수 있다고 한다.


此猶敘古引文 如何是卽今之佛. 如今一念纔起 了不可得 無有處所 是過去佛 過去不有 未來亦空 是未來佛 卽今念念不住 是現在佛. 但一念起時 莫執莫斷 不取不捨 則三際無蹤. 一念圓具十法界 非因非果 而因而果之法. 若能如是一念而達者 則念念相應 念念成佛.


문 : 이 질문은 옛 문헌에서 인용하는 글과 같은데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어떤 것이 부처님입니까?
답 : 지금 한 생각 일어나자마자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어 어떤 처소도 존재하지 않는 게 과거의 부처님이다. 과거가 존재하지 않아 미래 또한 공(空)인 게 미래의 부처님이다. 지금 흘러가는 생각 하나하나에 머무르지 않는 게 현재의 부처님이다. 다만 한 생각 일어날 때, 그 생각에 집착하지도 말고 끊지도 말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면 과거 현재 미래에 자취가 없다. 한 생각에 오롯이 십법계(十法界)를 갖추어 인(因)도 아니고 과(果)도 아니면서 인(因)이 되고 과(果)가 되는 법이다. 이와 같은 한 생각에서 통달한 사람이라면 생각마다 상응하여 생각마다 부처님이 된다.


凡聖悉等 今古皆齊 了了識心 惺惺見佛. 是佛是心 是心是佛 念念佛心 心心念佛. 欲得早成 戒心自律 淨戒律心 淨心卽佛 除此心王 更無別佛. 欲求萬法 莫染一物 心性雖空 含眞體實 入此法門 端坐成佛.


범부와 성인이 모두 평등하여 예나 지금이나 다 같으니, 마음을 분명히 알고 깨어있는 마음에서 부처님을 본다. 부처님이 마음이고 마음이 부처님이니, 생각마다 부처님의 마음이며 마음마다 부처님을 생각한다.
빨리 부처님이 되고자 하면 계율을 지키는 마음으로 자신을 다스려, 맑고 깨끗한 계율로 자신의 마음이 다스려지면, 맑고 깨끗한 마음 자체가 곧 부처님이다. 이 마음을 버리고는 다시 다른 부처님이 없다. 온갖 법을 구하고자 하면 어떤 번뇌에도 물들지 말아야 한다. 마음의 성품이 비록 공(空)일지라도 진실한 바탕을 머금고 있으므로 이 법문에 들어가면 단정히 앉아 부처님이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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