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명을 죽여 우리의 욕망과 밥상을 채우지 않기를 다짐합니다.”
불교, 가톨릭,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등 5개 종교 35개 단체들은 3월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간소한 위령제 후 구제역 살처분 참회와 생명살림의 발원을 천명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생명은 하나이며 이것은 저것의 근원이며 저것은 이것의 근원”이라며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까지도 인간 탐욕의 도구가 되는 것을 반대하며 소박하고 공손한 인간의 밥상이 평화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밥상 앞에서, 죽어간 생명체의 주검 앞에서 우리는 기도하고 기도 할 것”이라며 “생명을 모시는 소박한 밥상을 정성으로 차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5개 종교 종교인들은 가축전염병 예방 명목으로 동물들을 생매장한 업에 대한 참회의 심정을 밝혔다. 이들은 “석 달 사이에 천만을 헤아리는 생명체를 죽이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아무 죄도 없는 소와 돼지, 닭과 오리를 산 채로 언 땅에 파묻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스스로 어지럽힌 인간 자신의 밥상 때문에 생긴 구제역과 조류독감 책임을 동물들을 생매장하는 것으로 떠넘기고자 했다”며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들은 “누구를 탓하느라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향해 가는 걸음을 멈추지 않으련다”고 굳게 다짐했다.
한편 5개 종교 35개 단체들은 ‘(가칭)범종교 국민 대책위원회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3월16일 오후 2시 생명살림의 범국민운동 제안 준비를 위한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