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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문화 반성…여성불자부터 식단 바꿔야”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1.03.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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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개발원, 16일 구제역 살처분 성찰 생명살림 토론
발제자들 “가축상품 합리화 참회…채식 늘려야” 주장

 

▲3월16일 열린 ‘구제역 살처분 성찰 생명살림 토론’에서는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여성불자부터 육식 위주의 가정 식탁을 바꾸자”는 주장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가정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우바이부터 육식문화를 반성하고 바뀌어야 한다.” 구제역으로 소, 돼지 등 347만여 마리가 생매장 살처분된 가운데 불교계에서 참회와 식문화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불교여성개발원(원장 김애주)은 출가열반절 정진주간을 맞아 3월16일 국제회의장에서 ‘생명살림을 위한 여성불자 토론회’를 열고 살처분에 대해 성찰했다.


김애주 불교여성개발원장은 “가축을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보는 시각이 오늘의 인재를 발생하게 했다”며 “음식에 대한 의식의 전환, 적절한 소비와 절제로 식욕이 아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채식 위주 식단 정착을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고미송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전임연구원과 허우성 비폭력연구소장, 김정희 이화여자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각각 반생명적인 문화를 포괄적으로 분석, 대안을 제시했다. 고미송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살처분은 우리 주위에서 늘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이라며 “그러나 포장된 고기를 먹어온 우리는 도살장의 현실을 모르고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성찰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고 연구원은 “인간은 가축에 대해 갖는 죄의식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며 “슈퍼에서 진열된 고기가 토막살생의 결과물임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먹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 연구원은 “살생을 정당화하는 문화와 논리를 발전시키면서 죄의식을 합리화했다”며 “죄의식을 직시하고 용서함으로써 이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정서에 육식문화가 해학으로 녹아있음이 밝혀지고 채식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기도 했다. 허우성 비폭력연구소장은 간디의 ‘아힘사(불살생)’ 정신을 톺아보며 한국인의 무의식적이고 오만한 정서를 비판했다.
허 소장은 “유명 가곡 명태를 보면 명태는 ‘짜악 짝 찌어져’ 안주가 되는데 명태 스스로가 좋아할 것이라고 표현된다”며 “살이 짖겨지는 고통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국인의 정서에 뿌리 깊게 살생이 배어있는 현실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허 소장은 “채식문화 확산을 위해 먼저 인간의 욕망과 육식문화와 맞서야 하며, 한국인의 정서와 해학, 여론에도 저항해야 한다”며 “채식은 먹을거리와 관계된 만큼 문화 확산의 첨병은 여성”이라고 여성불자들의 실천을 촉구했다.


보다 구체적인 여성불자들의 실천이 요구됐다. 김정희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명육아부터 대안학교, 생활협동조합의 적극적인 이용이 필요하다”며 “구제역이란 반생명적 문화를 고착시킨 공업(共業)으로서의 구조로 이해하고, 이를 없애는 새로운 상생 제도를 만들도록 보살행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여성개발원도 지부를 만들어 지역에서의 여성불자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며 “환경지킴이, (채식)급식운동 등을 활발하게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주제 발제 후 토론회에 참석한 대중들은 다섯 가지의 생명결사 실천 지침을 지켜 나갈 것을 발원했다. 대중들은 ▲일체중생이 한마음 한몸임을 알고 소중히 여길 것 ▲소식과 채식위주의 식생활 ▲자연을 훼손하는 생활용품 사용 자제 ▲에너지 절약과 대중교통 활용 ▲모든 생명을 부처님으로 대하기 등 실천 지침을 한목소리로 낭독했다.

 

한편 불교여성개발원은 토론 전 ‘돼지들의 절규’라는 살처분 동영상을 시청하고 애도문으로 희생동물 영가를 위로했다. “구제역으로 희생당한 이 땅의 동물 영가들이시여. 부디 오늘 우리의 간절한 참회의 공덕으로 당신들의 모든 원한이 풀리고 극락왕생하시길 기원합니다. 가슴 깊이 참회합니다. 부디 우리의 무지와 악행을 용서하소서.”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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