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독교 정당의 출범과 우려

기자명 법보신문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나 보다. 새로운 정당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올해에만 벌써 두 개의 정당이 창당되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결성신고를 마친 창당준비위원회도 8개나 된다. 공교롭게도 올해 창당된 두 개의 새 정당은 기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8월8일자로 등록한 한국기독당과 9월26일자로 등록한 기독자유민주당이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22개이다. 이 가운데 종교 정당은 3개인데 모두 기독교계이다. 가장 오래된 정당은 제17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2004년 3월 26일 등록한 기독사랑실천당이다. 지난해 기독사랑실천당 대표가 된 민승 목사는 취임인터뷰에서 “기독교 사회책임을 강조하는 기독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지만 기독사랑실천당은 강령에 ‘신본주의와 신정국가를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못박아놓았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헌법정신에 어긋나며, 국체를 부정한다고 비판받을 소지가 큰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계 정당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04년이다.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안동교회 김기수 원로목사, 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설립하고 국가조찬기도회를 시작한 김준곤 목사 등이 만든 한국기독당이다. 한국기독당은 제17대 총선에서 1.1% 득표에 그쳐 원내진출에는 실패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 때 245개 전 지역구에 빠짐없이 후보를 냈던 평화통일가정당도 종교 정당이다. ‘가정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가정당은 3자녀 이상 가정에 학비·병역 혜택 등의 내용을 담은 ‘가족행복특별법’의 제정을 약속했다. ‘3자녀 가정 1인 대학까지 무상교육 및 군 면제’를 비롯해서 ‘신호주법 제정’, ‘간통 및 성범죄자 처벌’ 등도 내세웠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가정 복지증진을 책임지도록 하는 등 가정의 행복을 최우선과제로 삼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가정당은 통일교가 정치진출을 꾀해 만든 정당이다.


기독교계 정당의 등장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정교분리의 취지가 정치가 종교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지 종교인들이 정치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독교계에서는 기독교계 정당의 창당에 대한 격려와 환영의 소리보다는 반대와 우려의 소리가 더 크다. 왜 그럴까? 기독교 정당을 추진하는 인물들의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고, 정강·정책이 이념편향과 시대착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종교적 가치실현을 위해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것이 잘못됐다는 비판도 있다.


선관위에 등록된 기독자유민주당 대표자는 미국에서 목회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충립이지만 사실상 주도하는 것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이다. 이른바 ‘빤스 발언’ 등 거친 발언과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전광훈 목사의 정치적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제17대 대선 때는 이명박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2008년 제18대 총선 때는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정당을 만들었다. 이혼 벌금 1억원, 이혼 뒤 독신 벌금 3000만원의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기도 했던 전 목사는 벌써 정당을 두 개나 만들었다.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장경동 대전중문침례교회 목사,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대표회장인 최병두 목사 등 극우성향의 보수적 목회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념과 지역갈등에 지친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을 주겠다고 하지만 기독자유민주당의 정책은 반공극우 성향을 띠고 있다. ‘친북좌파를 척결하여 국가 정체성 확립’, ‘좌파정권 창출 반대 및 반국가·반사회·반기업·반언론 세력 척결’ 등 기독자유민주당은 종북주의 척결을 제1목표로 삼았다.

 

▲손혁재 상임대표

수쿠크법(이슬람채권법), 동성연애법, 불교자연공원법 저지와 사회주의적 복지의 배격도 밝혔다. 기독교계 내부에서 왜 비판의 목소리가 큰지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대목이다.

손혁재 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