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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근대까지 ‘한중불교교류 재발견’

  • 교학
  • 입력 2011.12.05 17:04
  • 수정 2011.12.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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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록 동국대 명예교수, ‘동아시아…’ 출간
새로운 사실 밝히고 오류 잡은 논문 13편 수록

 

▲조영록 교수

 

 

▲동아시아 불교교류사 연구

젊다는 것이 꼭 나이를 일컫는 말은 아니다. 역사학을 전공한 조영록 동국대 명예교수가 그렇다. 올해 76세, 대학 강단에서 물러난 지도 이미 10년이 넘었다. 허나 학문에 대한 열정에 있어서는 어떤 젊은 학자 못지않다. 조 교수는 퇴임 후에도 중국과 일본의 불교유적을 수시로 답사하거나 관련 전문가들을 방문했다. 또 기본적인 문헌 이외에도 지방 사료들까지 꼼꼼히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거나 기존 학설의 오류를 바로잡았다.


조 교수가 최근 펴낸 ‘동아시아 불교교류사 연구’(동국대출판부)는 그렇게 지난 10년간 쏟아 부었던 열정과 신념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한·중 양국의 각종 학술지에 발표했던 논문들 중 13편을 선별해 엮은 이 책에는 동아시아 불교교류와 관련된 새로운 내용들로 빼곡하기 때문이다.


전체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남종선의 구법 및 전법문제를 다루고 있다. 중국 홍주종의 적통을 이은 신라 도의선사의 입당 구법 행정을 새롭게 규명하고, 초기 남종선의 도입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신라 혜소 스님과 도의 선사와의 동행 순력을 통해 혜소 스님이 도의선사의 영향으로 남종선에 심취하게 됐음도 밝혔다. 또 당말오대(唐末五代) 시기에 크게 번창한 설봉산문이 오월(吳越)로 진출해 선을 크게 활성화 시켰던 배경에 해동승려 영조 스님의 역할이 지대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2부에선 법안종 및 천태종의 교섭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중국 법안종 개산조인 법안 스님의 대표적인 제자였던 고려 혜거국사와 천태 덕소 스님 간의 국적을 넘어선 끈끈한 교류관계를 깊이 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 고려 스님으로서 중국에 건너가 천태교학의 중흥을 이룩함으로써 천태종 제16조 보운존자로 추승된 의통 보운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이어 9세기 전반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주도한 장보고의 원찰(願刹)인 중국 적산 법화원과 9세기 중반 세워진 중국 보타산 관음도량, 여기에 우리나라 낙산사 관음도량의 유사점과 변화양상을 심층적으로 고찰했다.


3부에선 해양불교 교류와 그 설화의 세계를 다뤘다. 송나라 이후 북방민족의 위협과 성리학의 대두로 한반도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구법승이 급격히 감소하다가 명나라와 청나라 이후 아예 자취를 감춘 양상을 조명했다. 특히 신라 굴산산문의 개조 범일국사(810~889)가 낙산사에 안치한 정취보살 설화를 통해 그가 남종선은 물론 정토사상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범일국사가 낙산사 중흥에도 크게 기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대단히 주목할 만하다. 또 중국 보타산 불긍거관음전이 신라 상인의 지대한 공헌에 힘입어 세워졌음을 다양한 문헌과 설화를 근거로 새롭게 규명했다. 여기에 의상대사의 선묘설화와 비슷한 묘선설화가 이미 존재했으며, 이러한 설화가 지역적·시대적 차이를 두고 해양교섭의 중심지인 등주와 항주, 부석사와 낙산사, 동아시아 여러 지역으로 전개됐음을 고찰했다.


4부에선 송나라 이후 자취를 감춘 한·중 교류가 조선 태종과 명나라 영락제 때 승려의 왕래와 경전 불상의 교류라는 두 가지 방면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서술하고 있다. 특히 조선의 만공 선사가 바다를 건너 명으로 잠입해 직접 황제를 알현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남경 천계사로 가서 주좌(主座)의 직임을 맡게 됐음도 논문을 통해 처음 밝혔다. 이어 대각국사 의천 스님과 깊은 인연이 있던 항주 고려사가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세간의 관심이 멀어졌다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에 의해 재발견되는 과정과 함께 옥빈관을 중심으로 고려사를 재건하려 했던 움직임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했다.


조영록 교수는 “앞으로도 문헌연구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현장답사를 통해 새롭게 해석해 나갈 계획”이라며 “남종선과 정토사상의 관계를 비롯해 해양불교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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