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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의 유체에서는 한 바구니 정도의 사리가 나왔다. 그 중에 가장 작은 것은 붉은 재스민처럼 생겼으며, 크기가 겨자씨만 했다. 중간 크기의 사리는 진주처럼 생겼는데, 부서진 쌀알 크기 정도였다. 그리고 제일 큰 사리는 황금빛을 띠었으며, 초록색의 이집트 콩만한 크기였다.
부처님의 사리는 크게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지 않은 사리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사리로 구분할 수 있다. 즉 4개의 송곳니, 2개의 목뼈, 머리의 정수리뼈는 전자에 속하며, 나머지 사리들이 후자에 속한다. 여러 조각으로 부서진 사리는 도나 존자에 의해 8등분되어 여덟 부족에게 분배되었다.
도나 존자로부터 사리를 분배받은 마가다국의 아잣타삿투 왕을 비롯한 웨살리의 릿차위족, 까삘라왓투의 사까족, 알라깝빠의 불리족, 라마가마의 꼴리야족, 웨타디빠의 바라문들, 빠와의 말라족은 사리를 갖고 꾸시나라를 떠나 각자의 나라로 되돌아갔다.
부처님 반열반 후의 불전 미술 가운데 사리를 운반하는 이야기는 기원전 1세기 경 남인도 아마라와티 탑 조각에서부터 등장한다. 1세기 경에 세워진 중인도 산치대탑의 탑문에도 코끼리 머리 위에 사리호(舍利壺)를 얹고 귀국하는 일행을 표현하고 있다.
북인도의 간다라 불전도에서는 꾸시나라에 파견되었던 각국의 사절단이 코끼리, 말, 낙타 등을 이용해 부처님의 사리를 운반하고 있다.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는 코끼리 등 위에는 두 명의 인물이 앉아 있다. 앞사람은 두 손으로 사리함을 들고 있고, 그 머리 위에는 일산(日傘)이 드리워져 있다. 일산과 장신구 등으로 보아 신분이 높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뒷사람은 두 손으로 일산을 받쳐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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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