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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귀신론-상

기자명 법보신문

기독교 귀신은 천지창조 이전부터 존재
“전능한 신이 피조물과 대적” 의아할 뿐

기독교에서 귀신은 이미 천지창조 이전부터 존재했다. 보통 사람들은 귀신을 저승에 가지 못하고 떠도는 죽은 사람의 영혼 따위로 알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인간이 죽으면 곧 신의 심판에 따라 천국이나 지옥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이 세상에 떠도는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혹 주변에 죽은 부모의 영혼이 나타난다든가 무당을 통해 알려지는 귀신들은 사람이 죽어서 된 귀신이 아니라 모두 사탄에 소속된 귀신들이 죽은 영혼으로 변장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에서는 사후의 어떤 영혼과도 교류가 될 수 없고 교류가 되는 것은 모두 악마에 소속된 귀신들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죽은 부모나 친척들에게 제사를 모시지 않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귀신은 악마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악마는 창조신인 야훼를 배반한 천사들이었고 귀신은 이러한 악마를 따르는 지상의 생물들이었다.


의아스러운 점은 신이 아직 천지도 창조하지 않았을 때에 이미 귀신들이 있어 왔다고 말하지만 어떻게 천지가 생기지 않았는데 지상에 생물들이 있을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기독교에서 귀신의 목적은 신이 하는 일을 반대하고 파괴하는 일이다. 악마와 함께 인간들을 신으로부터 구원받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기독교에서 볼 때 세상에 나타난 기독교 외의 모든 종교나 철학은 악마와 귀신들이 꾸며낸 거짓 교리로 절대 구원받을 수 없다.


또 귀신은 인간들에게 침투해 육체와 정신을 파괴시키는 일을 한다. 예수의 제자 베드로가 “너의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느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히 하여 저를 대적하라”고 할 만큼 기독교에서의 악마와 귀신은 여러 가지로 인간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신자들의 삶에 있어 여러 차원의 귀신들의 공격과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기독교에서 악마와 귀신은 원수이며 투쟁의 대상이다. 후에 예수가 세상에 온 이유도 마귀의 일을 멸하기 위해서라고 말할 만큼 최고의 적이다.


기독교 성서에는 귀신에 들려 고통을 받는 사람을 예수가 쫓아내는 광경을 묘사하고 있다. 예수는 모든 신자들에게 귀신을 꾸짖고 떠나보내게 할 수 있는 권세를 주었다고 말한다. 어떤 목회자들은 이와 같은 귀신의 활동과 이를 퇴치시킬 수 있는 권세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여 오로지 귀신 쫓는 일로 목회의 중심을 삼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목회자들은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감기나 무좀 심지어는 여드름까지도 귀신의 탓이라고 여기고 기도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문제는 이러한 귀신은 결코 인간의 힘으로는 쫓아 낼 수 없고 없애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악마와 귀신들은 인간의 힘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오직 신에 의해서 퇴치될 수 있다. 이들은 언젠가 도래할 심판의 날에 용서 받지 못할 죄인들과 함께 영원히 지옥의 불구덩이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신은 이러한 악마와 귀신들에 대해 아직 까지 지켜만 볼 뿐 형벌을 미루고 있다.


따지고 보면 귀신들은 이미 두 번에 걸쳐 사라졌어야 할 존재들이다. 한 번은 신에게 반기를 들었을 당시 신의 형벌에 의해 사라졌어야 했고, 또 한 번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다음 부활했을 때에 사라져야 했다. 성서에 의하면 악마와 귀신들은 예수가 나타나 십자가에서 죽음으로 말미암아 패배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성서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독교 안목으로 보아도 아직 귀신들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열 법사
왜 신은 악마와 귀신들을 없애는데 이렇게까지 망설이고 힘을 들여야 할까? 전지전능하다는 신이 한낱 자신의 피조물들을 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이상하지만 그 적들을 대하는 신의 태도는 더욱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제열 법사 유마선원 원장 yooma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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