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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해소, 건강한 사회 디딤돌

이 시대, 그리고 오늘의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앞을 내다보는 지성인들 중에 많은 이들은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환경문제 같은 자연으로부터의 재해가 아니라 양극화라고까지 말한다. 이대로 양극화가 진행되어 두 극단이 부딪히게 되면 인류의 존속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까지 경고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우리 현실에도 양극화의 심각성이 계속 드러나고 있고,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쌍용차 문제 등 희생자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들이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가 이러한 문제에 앞장서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의 큰 구조가 잘못되면 그 속에 있는 개개인은 전혀 힘을 쓸 수 없이 온통 괴로움에 휘말리게 된다. 한 개인의 괴로움을 해결하는 소승적 차원이 아니라, 괴로움을 양산하는 구조 자체를 올바르게 하는 일이야말로 많은 이들을 괴로움에서 건지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출범하고, 남북갈등 남남갈등 등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은 바로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 수행과 개인차원의 괴로움 해소에 매달리는 모습을 벗어나 사회구조와 분단구조 등의 해결에 관심을 두는 긍정적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발족된 것도 바로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그리고 그 방향성에 대하여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불교계가 그동안 사회적 갈등의 문제에 관심을 표명해 왔지만, 그것은 상당히 피상적인 수준이었고, 많은 경우에 보수적인 틀 속에 머물러 있었다. 민중불교 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불교계의 재야에서 이루어진 한계를 지니고 있었으며, 교계의 큰 흐름을 이루지는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에 초점을 맞춘 조계종 노동위원회의 발족은 큰 의미를 지닌 것이다.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극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것을 화해 조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에 있어서, 그리고 특히 불교계는 여전히 권력과 가진 자의 시각이 지배를 해 오고 있었다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늘 정치권력과의 유착을 통해 불교계의 이익을 챙기려는 양상이 이어져 왔기에 자연 사회적 약자의 소리를 듣는 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발족한 것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양극의 입장에 대하여 균형적인 입장을 확보하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우려도 있다. 자승 총무원장의 위기돌파용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비판에 대하여는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올바른 위상을 부여받고 성실한 활동을 함으로써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종령 기구가 아닌 종법기구로 승격되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받아야 한다. 또한 노동자의 소리에 편승하여 조계종 종단 내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지금 조계종의 현실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지는 않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정한 화쟁을 위한 기반이 되는 활동을 펼쳐나가는 올바른 방향성을 지녀야 한다.

 

▲성태용 교수
진부한 시각에서 벗어나 진정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목표에 대한 성실한 모색을 바탕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올바로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자들의 관심을 일으켜내며, 조계종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노동위원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게 되기를  기원한다.

 

성태용 교수  ty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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