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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700km ‘기부마라톤’ 진오 스님

“이주민 위해서라면 계속 달려야죠”

내년 1월 독일 본서 출발
매일 최대 70km 강행군
1km마다 1유로 후원적립
후원금 전액 이주민 돕기

 

 

▲진오 스님

 

 

‘달리는 스님’ 진오 스님이 또 한번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이번에는 독일, 무려 700km다.


“2013년 1월8일 독일 본에서 출발합니다. 매일 50~70km씩 15일을 뛰어 베를린에 도착합니다. 제가 1km를 뛸 때마다 후원자들은 1유로를 후원합니다. 700km 전부를 후원해도 좋고 원하는 만큼 거리를 정해 후원해도 좋습니다. 그렇게 모은 금액은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을 위한 쉼터 확충에 쓰일 예정입니다.”


목표는 10억원이다. “1000만원으로 할 걸 너무 과하게 잡은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소탈한 웃음을 지어보이지만 목소리에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주노동자·북한이탈주민 지원단체 ‘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를 맡고 있는 스님은 그동안 낯선 땅에서 고생하는 외국인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등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지난해 4월, 스님은 서울에서 열린 ‘불교 108km울트라마라톤’에 참가했다. 교통사고로 왼쪽 뇌를 잘라내야 했던 베트남 청년 토안을 위해서였다. 1km에 100원씩, 뜻 있는 사람들의 손길이 이어져 모인 1000만원은 고스란히 치료비로 전달됐다. 5월 울산 100km울트라마라톤과 6월 낙동강 200km울트라마라톤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헬멧 500개를 마련할 수 있었다. 9월 308km 한반도횡단마라톤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공동주택 건립 기금을 위해서였다. 올 1월에는 베트남 농촌지역에 화장실 108개를 짓는다는 목표로 5박6일간 베트남500km를 완주했다.


그리고 스님은 내년 700km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은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의 파독(派獨)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독일을 횡단하는 마라톤을 기획한 것. 이주노동자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독일교민들에게 대한민국 거주 이주민들의 애환을 알릴 생각이다. 700km마라톤 전 과정은 한국과 독일현지 방송사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된다. “내년 봄 방영될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독일인들에게 기부모금 마라톤을 알릴 것”이라고 말하는 스님은 나아가 양국 민간 활동단체의 네트워크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9월15일에는 베를린교민회에서 주최하는 손기정 마라톤 대회 10km부문에 출전한다. 대회가 끝나면 독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달리는 이유를 설명하고 교민들의 후원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교민회와 700km마라톤의 구체적 코스도 짜야 하는 등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스님은 내년 마라톤에서 “모금목표는 정했지만 실제 후원이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고 강조한다. 스님이 직접 독일까지 가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달린다는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이주민노동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앉아있을 수는 없어요. 부처님 전에 향과 초를 바치듯 내 몸 아끼지 않고 달려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래서 이 땅의 이주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저는 언제까지나 뛰고 또 뛸 것입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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