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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가을 일반대학 불교 박사학위 논문

  • 교학
  • 입력 2012.09.25 18:08
  • 수정 2012.09.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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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법, 우울증 청소년에 효과 탁월”

올 하반기 종립대학들에서 불교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자는 9명이었다.<본지 1159호 19면> 이런 가운데 서울대 종교학과, 고려대 응용언어문화학협동과정, 영남대 미술치료학과, 미국 웨스트대학 종교철학과 등 일반대학에서도 4명의 ‘불교박사’가 나왔다. 이들의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편집자

 

▲안환기 박사
안환기 서울대 박사의 ‘유식불교의 언어관 연구’는 종교언어에 관한 린드벡의 이론을 유식불교에 맞게 새롭게 정의한 ‘인식적-문화적 모델’을 통해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는 언어의 역할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논문이다. 유식불교는 수행을 통해 관찰된 ‘식(識)’의 작용양상을 개념화해 그것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과정에 의해 형성된 대승불교의 큰 흐름이다. 유식학파 소속 수행자들은 개인의 주관적 체험인 수행에 의해 통찰한 내용을 언어로 표현해 그 체험 내용을 타인과 공유했다. 수행을 통해 경험된 내용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자로 기록돼 체계적인 이론이 됐던 것이다.


안 박사는 ‘인식적-문화적 모델’에 의해 언어의 주체인 ‘사회적 자아’와 언어 간의 관계를 △언어주체로서의 사회적 자아 △사회적 자아 간의 관계 △인식대상과 언어의 관계 △언어와 사회적 자아 간의 영향관계 등 4가지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조명해 수행경험이 체계적으로 이론화될 수 있는 근거를 꼼꼼히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안 박사는 ‘사회적 자아’는 무아(無我)적 존재이며,근대 이성주의를 비판하면서 형성된 서양 후기구조주의에도 무아론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밝혔다. 또 유식불교는 진리의 세계에서 흘러나온 언어에 의해 ‘알라야식’이 변화된다는 독특한 언어관을 보인다는 점도 규명했다. 이 중 보살의 성스러운 언어가 중생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한 점도 크게 주목할 만하다.


▲이윤수 박사
이윤수 고려대 박사의 ‘연등축제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적 특성’은 현대의 연등축제가 한국사에서 연등놀이라는 문화를 어떻게 축적하며 계승한 축제였는지, 연등행렬은 역사를 통해 어떤 행렬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지에 초점을 맞춰 연등놀이와 연등행렬을 시대별로 탐구한 논문이다.


이 박사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적 사료에 대한 치밀한 검토를 통해 역사 속 연등축제의 문화사적인 양상들을 시대별로 정리하고 연등행사와 관련된 축제들을 집대성했다. 특히 그는 연등축제의 문화적 특성을 비롯해 축제문화콘텐츠로서의 연등 축제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연등축제의 문화적 특성으로 △민족 전통 명절의 의미를 계승 △제천의례의 맥을 잇고 빈자일등의 정신을 계승 △어울림과 화합, 신명이 함께 하는 공동체의식 함양 △해방감 속에서 축제를 즐기는 일탈을 통한 정화의 특성 등을 꼽았다. 또 그는 연등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재현을 비롯한 다양한 ‘등문화 콘텐츠’, 종로거리라는 ‘공간 콘텐츠’, 현대사회가 잃어버린 민속문화를 지키고 간직해온 ‘전통문화콘텐츠’, 신화·설화·전설·민담 등 야사까지 연등행렬에 담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연등축제가 오랜 역사를 관통하며 백성들에 의해 이어져 온 것처럼 앞으로 보다 대중화되기 위해선 연등축제가 단순히 종교계의 행사가 아니라 민족의 세시풍속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과 그것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는 대중들의 축제라는 시각의 전환과 홍보가 필요함을 제시했다. 특히 연등축제는 ‘불교적’이라서 문제가 되는 축제가 아니라 전통문화를 간직한 ‘불교이기 때문에’ 세계인이 공감하고,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축제라는 점이 간과돼선 안 된다고 이 박사는 강조했다.


▲김순자 박사
김순자 영남대 박사의 ‘호흡명상을 병행한 집단미술치료가 우울·불안 청소년의 안녕감에 미친 영향’은 호흡명상을 병행한 집단미술치료 프로그램이 우울·불안 청소년의 주관적·심리적 안녕감에 미치는 효과를 비교 분석한 논문이다. 김 박사는 T고등학교 1학년 360명을 대상으로 우울·불안검사를 실시해 이 가운데 우울점수 27점 이상, 불안점수 50점 이상인 청소년 24명을 선별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호흡명상을 병행한 집단미술치료(8명), 집단미술치료(8명), 통제집단(8명)으로 분류해 매회당 80분씩 총 13회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우울·불안 청소년의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효과와 관련해 통제집단보다 집단미술치료를 실시한 집단이 효과가 있었으며, 집단미술치료를 실시한 집단보다는 호흡명상을 병행한 집단미술치료를 실시한 집단이 훨씬 효과와 지속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울·불안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감과 관련해서도 호흡명상을 병행해 집단미술치료를 실시한 집단과 집단미술치료를 실시한 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효과가 크고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추후 검사에서 심리적 안녕감의 하위영역 중 자율성, 환경에 대한 통제력, 긍정적 대인관계, 자아수용은 호흡명상을 병행한 집단미술치료를 실시한 집단이 더 효과적이었다.


김 박사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우울·불안 청소년들에게 미술치료를 실시할 경우 호흡명상을 병행한다면 안녕감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입증했다.


▲황상준 박사
황상준 미국 웨스트대학 박사의 ‘한국의 관음신앙’은 동아시아를 거쳐 유입된 관음신앙이 어떻게 한국 사회에 수용되고 변형됐는지를 다양한 문헌을 통해 밝히는 동시에 재가불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병행해 현대 관음신앙의 특성을 규명한 논문이다.


그동안 학계에서 관음신앙에 대한 교학적 연구는 활발했지만 상대적으로 불자들의 신앙적인 접근은 크게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해외에서 ‘한국불교는 곧 선불교’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이러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황 박사의 이번 논문은 선불교와 더불어 한국불교의 큰 축을 이루는 관음신앙을 다룬 최초의 영문 박사학위 논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중국, 일본, 스리랑카의 관음신앙 토착화 과정을 검토하는 등 한국 관음신앙의 한국적 변용의 특성을 밝히려 노력했다. 황 박사는 이를 통해 한국 관음신앙은 기원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구제와 행복을 바라는 이타적 요소(회향)가 크다는 점과 깨달음에 이르는 방편으로서 작용해 왔음을 밝혔다. 또 관음염불 수행자가 임종시 아미타불 염불 대신 관세음보살 칭명으로도 극락왕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환기시킨 점이 새로우며, 천태종의 독특한 관음기도 수행에 대해 다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황 박사는 박사학위를 좀 더 보완해 영어와 국문으로 된 단행본을 출간할 계획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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