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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뺀 한국목판 수는?

기자명 김형규

950종 3만3432장 … 사간판(寺刊板) 다수

청계사-봉은사 등 전국 70여 개 사찰에서 개별 소유


충남 갑사에 소장돼 있는 '치문경훈' 목판

우리 나라가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기술을 가진 인쇄대국이었음은 해인사에 소장된 국보 32호[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의 존재만으로도 더 이상 재론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매수만 8만 여장에, 오·탈자가 거의 없는, 세계로부터 가장 완벽한 형태의 목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고려대장경]목판이다.

그런데 [고려대장경]외에 다른 목판은 없을까? 초등학교 시절에도 중·고교 시절에도 [고려대장경]외에 다른 목판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겠지만, [고려대장경]외에도 우리에게는 상당량의 목판이 남아있다. 각 사찰이나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사간판(寺刊板, 私刊板)이라 불리는 목판이 그것이다. 말 그대로 사찰이나 개인이 찍어낸 목판이라는 뜻이다. [고려대장경]이라는 스타에 가려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완성도와 기술적인 부분에서 결코 고려대장경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이들 목판의 존재와 현황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료가 1987년 박상국 현 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장이 펴낸 [전국사찰소장목판집(全國寺刹所藏木板集)]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장경]을 제외한 목판은 950종에 3만 3432장. 소장 서울시 2개 사찰에 16종 3498장, 경기도 8개 사찰에 73종 1458장, 강원도 3개 사찰에 20종 277장, 충북 2개 사찰에 7종 90장, 충남 9개 사찰에 59종 1721장, 전북 3개 사찰 12종 224장, 전남 10개 사찰 156종 6252장, 경북 20개 사찰 119종 3619장, 경남 13개 사찰 379종 1만4642장 등 총 70개 사찰에 841종 3만1781장이 소장돼 있으며, 대학박물관과 개인소장도 109종에 1651장에 이르고 있다. 목판이 소장된 대표적인 사찰로는 봉은사, 청계사, 법주사, 신흥사, 법주사, 선운사, 통도사, 마곡사, 대흥사, 송광사 등을 들 수 있으며, 해인사에도 고려대장경 이외의 목판이 적지 않게 남아있다.

이들 목판 가운데는 고려 목판도 간간이 있지만, 대부분 조선시대 제작한 목판이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흔히 사간판(寺刊板)이라 불리는데 고려가 국가적으로 목판을 제작한데 비해, 조선은 숭유억불의 국가정책 때문에 사찰이나 개인이 필요에 의해 목판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목판이 고려대장경에 비해 품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보나 보물급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목판의 분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활발한 인쇄문화의 산 증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목판들이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87년 조사 당시에도 이미 169곳의 사찰 소장 목판이 도난 당하거나 잃어버린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이후에도 꽤 많은 양의 목판이 도난 당하거나 훼손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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