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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팔공산 거조암

기자명 법보신문

성산에 뜬 일심광명 무지개
순례행자들 9년정진 증명해

 

거조암 태관 스님과 불자들
北동포 돕기로 자비 손길도

 

가을의 초입, 제72차 산사순례를 팔공산 거조암에서 9월18~20일까지 사흘간 법회를 여법하게 봉행했다. 수십 대의 산사순례 버스가 산자락을 들어서자, 알알이 익은 대추밭과 빨간 능금밭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로운 산내음이 눈과 코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길에 핀 코스모스와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에 마음은 가을산에 이미 가 닿아 있는 것 같았다. 더욱이 며칠 후면 한가위라서 농촌의 풍경은 한없이 아름답고 풍성했다.


거조암 일주문에 도착하자 주지 태관 스님과 대중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나와 주지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사찰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전국 최고의 나한 기도도량으로 알려진 도량답게 단아하지만 기품 있는 고려시대 건축의 아름다움이 배인 영산전과 통일신라시대 삼층석탑이 순례 행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회원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리를 잡고 곧 법회에 들어갔다. 입정이 끝나고 천수경 독경과 사경, 그리고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이날 법회는 108산사순례가 첫 발걸음을 한 2006년 9월 이래, 꼭 6년째가 되는 때여서 그 의미 또한 매우 깊었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기나긴 대장정이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보살심을 내여 보시하고 베푸는 삶을 살겠나이다. 내 마음이 청정하면 사바세계가 청정함을 알아 나 자신부터 맑아지겠나이다. 일심으로 정진하여 부처님의 가피가 상서로운 빛처럼 사바에 비추기를 기도하겠나이다. 내 이웃이 모두 안락하도록 지극정성으로 발원하나이다. 온 세계가 다투지 않고 평화롭기를 지극정성으로 발원하나이다. 이 세상 유정무정 모든 삼라만상이 평온하기를 지극정성으로 발원하나이다.’ (108참회기도문 93~98절)


회원들은 108참회문을 한 소절 한 소절 마음속 깊이 읽고 절을 하며 지난 잘못들을 참회했다. 그 소리는 팔공산 자락을 돌아 영산전 안을 울리고 햇살 가득 비추는 거조암 앞마당에 풀어졌다. 절대 고요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시간에 다름 아니었다. 기도가 끝난 뒤 시를 빌어 법문했다. 


“9년간의 길고긴 대장정, 마음은 여여 한데 세월은 지나고 우리들은 아름답게 늙어가네. 부처님 같은 내 인생 돌아보면 아득하고 긴 여정 돌아서면 일심광명 무지개가 지극 정성 팔공산에 열 번째 나투었네.” 그렇다. 산사순례를 하는 동안 우리는 부처 같은 인생을 살며 아름답게 늙어 가고 있는 중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우리가 가는 곳마다 화답해주시는 저 하늘의 일심광명 무지개는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들어 앉아 아름다운 무늬를 새기고 있는 중이다.


거조암 회주 법타 스님의 감로법문도 우리 회원들의 마음속을 깊이 울렸다. “무지개가 떴는가. 어떻게 떴는가. 참으로 혜자 스님은 무지개 스님이요 포대 스님이다. 저 하늘에 뜬 무지개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중이 함께 더불어 기도하는 원력으로 나타나는 형상이다. 수천 명이 일심으로 기도하여 모인 대중의 기(氣)가 에너지로 나타나는 것이며 방광(放光)인 것이다. 한국불교의 정통성이 살아 있는 이 거조암에서 영산전에 계신 526분의 나한님이 가지신 모든 복밭을 안고 돌아가시길 바란다.”


법타 스님의 법문이 끝나자, 나는 몸둘 바를 몰랐다. 이렇듯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아껴주시고 칭찬을 해주시니 우리 회원들도 더 열심히 순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선묵 혜자 스님

이날도 어김없이 군장병 사랑, 다문화인연 맺기, 효행상, 108선묵장학금, 108약사여래보시금 수여행사를 가졌다. 돌아오는 길, 회원들은 영천시에서 마련한 ‘과일한약축제’에 들러 특산물을 샀다. 마지막 날, 태관 주지 스님은 북한동포돕기 공양미 300석 모으기에 40kg, 29가마를 도와주셔서 더욱 고마웠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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