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물에 독 타기의 오류

‘우물에 독 타기’라는 오류가 있다. 우물 자체에 독을 풀어 그 우물에서 나오는 모든 물을 못 쓰게 만드는 짓처럼, 어떤 사람이나 어떤 집단을 근원적으로 매도함으로써 그 사람이나 집단의 주장은 모조리 틀렸다고 주장하는 방식의 오류를 말한다. 너무 빤히 드러나는 오류 추리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실제는 이러한 오류 추리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어떤 감정적 편향을 갖게 되면 그것이 바로 이성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한 오류의 실례가, 논리학 강의에 아주 좋은 예로 활용될 만할 정도로 너무도 전형적인 형태를 보이면서 일어나고 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 대한 개신교와 국민일보의 공격이 그것이다. 종자연의 활동 내용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종자연이 불교계 단체라는 점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방식, 대표를 맡고 있는 박광서 교수에 대한 인신공격, 그것이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노리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종자연의 주장 모두가 불교계의 시각을 대표하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없다는 인식을 일으키려는 것이다. 당연히 너무도 치졸하고도 부당한 일이다. 종자연의 주장과 활동 자체에 대하여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이러한 행태를 벌이는 것 자체가 무언가 당당하지 못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종자연이 불교계의 ‘기독교 저격수’라면 어떤 점에서 그러한지 사실에 입각하여 밝혀야 한다. 만일 그러한 논리라면 모든 종교인의 발언이나 종교단체의 발언은 언제나 그 종교에 편향된 주장이라는 말인가? 사회적인 공기라고 할 수 있는 신문이 앞장서서 이러한 행태를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태가 계속된다면 결국은 그러한 행태를 보이는 주체들의 저열함을 바닥까지 드러낼 것이기에, 오히려 개신교를 위해 걱정하는 마음까지 든다.


이렇게 비열하게까지 종자연을 매도하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부당하고 불법적으로 행해오던 종교편향의 행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발악이다.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찌 종교자유가 보장되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하고 개탄할 만한 일들이 무수히 진행되어 왔고, 또 현재 진행되고 있다. 그것을 기득권처럼 누리던 개신교계가 느끼는 위기의식…. 그것이 이러한 형태의 발악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 종교에 해롭고 불리하다고 하여 모든 개신교인들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인가? 그것은 참으로 양식있는 종교인을 너무 무시하는 일이다. 혹시라도 개신교 신자라 하여 모든 신자들이 무조건 그러한 행태에 동참한다면 우리는 그 종교 자체의 가치, 그리고 그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진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기독교계 언론인 ‘국민일보’가 종자연과 불교의 관계를 입증하는 기획기사까지 연재하는 상황에 왔는데, 과연 그것이 입증되었다 하자. 무엇이 문제인가? 불교계와 관계가 있는 종자연이 훌륭한 활동을 하고, 올바른 주장을 했다면, 그 바탕인 불교에 대해 찬탄하고, 다른 종교지만 올바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해야 옳지 않은가? 감정에 호소하는 선동적 행태를 통해 종교간의 골을 깊게 하고, 종교의 평화적 공존을 위협하는 사태를 일으키는 모습이 너무도 흉하다.

 

▲성태용 교수
얼마 전 종자연이 묵묵히 맡은 바 일에 충실하겠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태도를 바꾸어, 기본적인 해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종자연의 시각에 이의가 있거나 그동안의 활동에 문제가 있다면 활동 내용과 성과에 비추어 냉정하게 비판하면 될 일”이라는 박광서 대표의 말이 우리가 해온 이야기의 핵심을 담고 있다. 참으로 우리 사회에 종교가 어떤 모습으로 평화롭게 공존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모든 국민들이 올바른 여론을 일으킬 때이다. 바로 지금이 우리 미래의 종교 평화를 가름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성태용 교수  tysung@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