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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LG직원 비구니스님 집단 구타 ‘수수방관’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승보 능멸하는 정권” 불교계 분노

정대 원장, “불교모욕…총 궐기” 지시

LG건설 직원들이 한 비구니 스님을 강제로 끌어내며 조롱하듯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불교환경연대

비구니 스님 3명이 공사시공업체인 LG 건설 직원 50여명에게 집단폭행 당했다.

지난 2월 18일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를 저지하기 위해 송추 원각사 입구에서 기도 정진 중이던 회룡사 성타, 성환 스님을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시공업체 LG건설 직원 50여명이 오전 7시 30분 갑자기 진입해 강제로 두 스님을 500여m 끌고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스님들은 가사와 장삼이 찢어지고 안경이 파손됐으며 팔의 인대가 늘어나는 등의 부상을 입고 긴급히 119구조대에 의해 후송 됐다. 또 오후 1시 회룡사 법현 스님은 공사를 강행하려는 LG건설 직원들의 2차 강제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가슴을 구타당하고 팔을 꺾이는 등 집단 폭행을 당해 병원에 실려갔다. LG직원들은 비구니 스님들에게 ‘아줌마’라는 호칭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폭행 현장에서 수수방관하는 행태를 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자들의 분노는 더욱 격해지고 있다. 사건 발생 현장인 송추 원각사 입구엔 이미 1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돼 있었지만 폭행 행위가 눈앞에 벌어지고 있음에도 경찰은 이를 저지하거나 폭행 당사자를 연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경찰이 폭행을 부추긴 것이나 다름 없다”며 “정부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폭행사건에 책임이 있는 정부를 향한 교계의 규탄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의 대응은 그 어느 때 보다 강경했다. 총무원장 정대 스님은 “이번 사건은 불교의 권위와 신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동시에 2000만 불교도를 모욕하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사건 발생 3시간 후인 오전 11시 시공업체 대표자의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항의서를 발송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2월 21일 최근에 발생하는 사찰 수행환경훼손과 관련한 사건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자연환경보호와 수행환경보호를 위한 불교도 결의대회’를 개최할 것을 직접 총무원에 지시했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승보의 권위를 수호해야한다는 비구니 스님들을 비롯한 교계의 움직임도 거세게 일고 있다. ‘비구니 선문회’는 지난 2월 18일 전국 32개의 비구니 선방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문을 발송하고 전국의 비구니 스님들이 나설 것을 호소했다. 이에 동안거 결제 중인 스님들과 전국의 비구니 스님들은 조계사로 집결해 시공업체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히 규탄하는 시위를 연일 펼치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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