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제바달다품과 한국 여성의 성평등 보고서
40. 제바달다품과 한국 여성의 성평등 보고서
  • 법보신문
  • 승인 2012.11.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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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는 남녀 모두가 행복 누리는 나라

제바달다품에는 8세 사갈라 용왕의 딸이 성불한다는 여성 성불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고대인도 사회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해서 여성들이 될 수 없는 일 다섯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여성은 부처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법화경’ 제바달다품에서는 어린 여성이 순식간에 부처님이 된다는 획기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부처가 된 용녀 이야기


“이 때 사리불이 용녀에게 말하기를 ‘너는 곧 무상도를 얻는다고 말하지 말라. 이 일 믿기 어렵나니, 왜냐하면 여자의 몸은 때 묻고 더러워 법의 그릇이 아닌데, 어찌하여 무상보리를 얻는다고 말하는가? 불도는 멀고도 멀어 무량겁 지나도록 근면히 고행을 쌓고 6바라밀을 함께 닦아야 비로소 성불을 할 수 있는 것인데, 또한 여인의 몸에는 오히려 5가지 장애가 있음이라. 첫째는 범천왕이 될 수 없고, 둘째는 제석천왕이 될 수 없으며, 셋째는 마왕이 될 수 없으며, 넷째는 전륜성왕이 될 수 없으며, 다섯째는 부처가 될 수 없느니라. 그런데 어찌하여 여인의 몸으로 속히 성불할 수 있다고 하는가?’ 이 때 용녀(龍女)는 보배 구슬 하나가 있어 삼천대천세계만큼의 가치가 있었는데, 부처님께 바치니 곧 받으시거늘, 용녀 지적보살과 사리불 존자께 말하되 ‘내가 보배 구슬 부처님께 드리고 세존이 받는 일이 빠르게 진행됩니까? 아닙니까?’ 답하되 ‘매우 빠르다’ 하니, 용녀 말하되 ‘당신들 신통력으로 나의 성불이 이 보다 더 빠름을 보게 될 것입니다’ 하니 당시 법회에 모인 대중들 모두 용녀를 바라보는데, 홀연히 남자로 바뀌어 보살행을 갖추고 곧바로 남방무구세계로 가서 보배 연꽃 자리에 앉아 깨달음을 이루고 32상 80종호를 갖추고, 널리 시방세계 일체중생 위해서 묘법을 연설하였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연례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성 평등 순위는 135개 조사 대상국 중 108위로 지난해(107위)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국은 2006년 92위을 기록한 이후 2007년 97위, 2008년 108위, 2009년 115위로 하락을 계속하다 2010년 104위로 반등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지표별로 보면 한국의 여성경제참여도와 참여기회지수는 116위였고, 교육정도지수(99위)와 건강·생존지수(78위), 정치력지수(86위)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 성 평등 순위 상위권은 아이슬란드(1위), 핀란드(2위), 노르웨이(3위) 등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미국은 22위, 중국은 69위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101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107위), 쿠웨이트(109위), 나이지리아(110위), 바레인(111위) 등 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성인권 신장의 긍정적 신호들


과거에 비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거의 세계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보고서이다. 이런 부정적인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지표도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임용된 신임 법관 86명 중 여성은 55명이다. 신임 검사 62명 중 37명이 여성이다. 10년 전 102명(전체 법관 1503명)에 불과했던 여성 법관은 2012년 727명(2731명)으로 급증해 전체 법관의 26.6% 를 차지한다. 법조 삼륜(법원·검찰·변호사업계) 중 가장 남성 비율이 높았던 검찰에서도 여검사의 비율은 2000년 29명(전체의 2%)에서 2012년에는 전체의 24%인 453명으로 늘어났다. 법조계뿐만 아니라 경제계, 문화계, 교육계, 정치계 그리고 남성들이 주된 임무를 수행해 왔던 군대에서 조차 여성들의 활약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사회 핵심가치 중에 하나가 양성평등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평등지수의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여성의 활동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급증하고 있다.

 

▲법성 스님

제바달다품의 여성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이론은 고대 인도사회에서 볼 때 획기적인 발상이었고, 부처님께서 여성의 출가를 허락한 일과도 일맥상통한다. 내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성 평등지수가 보다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숫자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모든 여성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불국토란 남녀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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