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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108산사순례 회원들의 초코파이 사랑

기자명 법보신문

아들 군에 보낸 어미 마음
순례때 초코파이 보시로


작은 선행이지만 큰사랑
선행은 곧 성불의 지름길

 

‘108산사순례’를 시작한지도 벌써 6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지난 10월 말 서울광장에서 ‘6주년 기념 대법회와 영산재’를 하고 난 뒤 나는 새삼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적지 않게 놀랐다. 어머니와 함께 순례를 다녔던 코 흘리게 초등학생은 어느 새 고등학생이 되었고, 처음 108인연을 맺었던 다문화 이주여성은 훌쩍 자란 아이를 순례에 데려오기도 했다.


나는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많은 선행 중에서 특히 군장병 초코파이 간식 제공에 더 깊은 애착이 간다. 지난 6년 동안 300만개를 돌파한 초코파이는 매년 50여만개를 군장병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군입대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아들을 둔 한국의 어머니라면 반드시 겪어야 할 슬픔이자 기쁨이다. 고이고이 품안에서 자란 아들을 2년이란 결코 적지 않은 세월동안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행여 아들이 군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늘 노심초사하기 마련이다. 지난 주 회원인 한 보살로부터 의미 있는 말을 들었다. 이 보살은 두 아들이 고등학생일 때부터 108산사순례에 다녔는데, 건성으로 초코파이를 가지고 오다가 어떤 때는 빠뜨리고 온 적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두 아들을 군에 보내 놓고부터는 반드시 초코파이 두 박스를 챙긴다고 한다.


“아들 녀석이 하는 말이 훈련병 때 초코파이가 그렇게 먹고 싶더라고 했습니다. 초코파이를 보면 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 사람은 자신의 일이 아니면 애착을 덜 가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그렇다. 산사순례 회원들의 연령대가 대개 50~60대인 것을 보면, 아들이 군에 가 있거나 제대를 한지 얼마 되지 않은 회원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는 초코파이 보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것이다. 그동안 다행스럽게도 초코파이 보시는 줄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그저 고마울 다름이다.


초코파이 보시는 비록 작은 선행에 불과하지만 5000여명의 우리 회원들 한 분 한 분이 빠짐없이 실천한다면 우리 장병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초코파이에는 아들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지극한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는 순간, 우리 장병들은 더욱 힘을 내어 열심히 군생활을 할 것임이 틀림없다.


두 번째로 내가 애착을 많이 가지는 것은 ‘108 인연맺기’이다. 지난 9월을 기점으로 136쌍이 맺어졌다. 10월이면 그 중에서 세 쌍을 선정해 ‘친정 보내기 운동’을 전개한다. 예산 때문에 더 많은 인원을 보내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회원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모든 선행의 실천은 스님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보시한 우리 회원들이 실천한 것이라는 점이다. 스님은 그저 회원들이 선행을 하도록 이끌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불가(佛家)에서는 선지식이라는 말이 있다. 수행을 하는 학인들이나 불자들이 올바로 수행을 하도록 가르침을 주는 스님을 뜻한다. 나는 회원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인도해주는 스님이다. 그러므로 우리 회원들 모두는 방방곡곡에 있는 108사찰을 찾아 108선행하며 108염주를 만들어 가는 수행자인 것이다. 스님 역시 그 수행자의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선묵 혜자 스님

부처님은 본디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는 오직 두 개의 길이 있다고 하셨다. 하나는 스스로 열어가는 지혜의 길이고, 하나는 자비의 길이다. 열심히 기도하면서 자기의 삶을 뒤돌아보고 잘못된 것을 개선하고 참회하는 것은 지혜의 길을 찾는 과정이며 불우한 이웃과 병든 이를 위해 선행을 실천하는 곧 자비의 길이다. 이것이 바로 성불로 가는 지름길이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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