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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한라산에서 금강산까지

기자명 법보신문

5000여 순례대중의 마음에
남북의 평화통일 발원 담아
육로로 백두산 갈수 있기를


‘108산사순례기도회’ 올해 12월 마지막 순례가 육지가 아닌 섬, 제주도 한라산 관음사에서 그 닻을 내렸다. 많은 인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천항에서 12월6일부터 8일까지 매일 저녁 배로 13시간의 긴 항로 끝에 제주도에 도착하고 일부는 비행기로 순례하였다.


이번 제주도 한라산 관음사 순례의 의미는 매우 깊다. 내가 산사순례 결성 때 제주도 한라산 관음사부터 북한지역 금강산에 있는 신계사까지 포함시켰던 것은 남북통일에 대한 간절한 소원이 담겨져 있기 때문인데 어쩌면 이번 한라산 관음사 순례는 금강산 신계사 순례를 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를 이르는 말이지만, 실제로 한반도는 남북을 합친 국토, 즉 한라에서 백두까지가 정확한 표현이다. 그 속에는 장엄한 국토의 의미가 담겨져 있고 자연적 상징이며 우리민족의 인문적기반이 된다. 우리 ‘108산사순례기도회’가 9년 동안에 걸친 대장정이라는 것은 알다시피 부연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반도에 있는 전 사찰을 빠짐없이 순례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만약, 실현된다면 그 대장정의 의미는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이 매우 클 것이다. 더구나 종교계에서 불교신도들이 그 첫 발을 딛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쪽 국가로 살아온 지 어언 60여 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갈 수 없는 땅이지만, 그렇다고 갈수 없는 땅도 아니다. 108산사순례 기도회의 회원들은 간절하게 금강산 신계사(神溪寺)를 다녀오고 싶어 한다.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내에 있는 신라시대에 지은 천년 고찰로서 북한 국보 제95호이며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와 함께 금강산의 4대 사찰로 뽑히는 곳이다. 그곳에는 해마다 연어가 올라왔는데 이를 본 보운 스님이 살생을 금하는 교리에 따라 신계사의 신(新)을 신(神)으로 바뀌었다고 전하는 곳이다. 우리는 이 천년 고찰을 순례해야만 108염주도 모두 완성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순례는 남북평화통일에 대한 간절한 기원을 담았다. 다만,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이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지난 2004년 4월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신계사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2007년 7월 그 낙성식을 마쳤던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신계사 복원불사는 남북 불자들의 마음과 땀이 어우러지고 목재와 물, 돌, 흙이 하나로 모여 민족의 소중한 성지로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당시 나는 당연히 신계사를 순례할 수 있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남북은 금강산 관광을 취소하게 되었다. 내년이면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남북의 환경도 많이 달라질 것이고 어쩌면 금강산 순례도 재개될 지 모른다. 이것 또한 우리 회원들의 희망이다. 올해 들어 순례지에서 열한 번째의 일심광명을 본 것도 이러한 우리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한다.


물론, 앞으로도 신계사 순례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결코 갈 수 없는 땅도 아님을 안다. 우리 회원들이 한라산 관음사에서 ‘108산사순례’를 하는 계기로 온갖 정성과 기도를 다한다면 3년 안에 신계사순례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다. 중요한 것은 간절한 믿음이다. 이미 조선불교도연맹은 민간으로서 종교단체인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신계사 순례를 허락한 바 있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고 우리는 간절하게 기도만 하면 된다.


▲선묵 혜자 스님

꽃피고 물이 흐르는 백두대간 속의 금강산, 그곳은 우리의 땅이요 그 속에는 민족의 불심이 담겨져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이 많다. 부디 그곳의 부처님에게 공양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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